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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어라 Oct 23. 2023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

한 달 만에 글을 쓴다

특별히 무슨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요상하게 아무 글을 못 쓰는 시기가 주기적으로 찾아온다. 브런치 통계를 살펴보니 근 한 달 동안 글을 쓰지 못했다.  쓰고 싶은 마음이 있어도 잘 써지지가 않고, 시간이 되어도 자리에 앉으려 하질 않았다. 간신히 쓰려고 앉았다가도 자꾸 딴짓만하다 침대위에 벌러덩 누워버리곤했다. 아마도 지난 달에 열심히 썼던 반작용이려나 싶다.


사실은.............정말 쓰고 싶은게 있었다. 내 안으로 깊이 파고 들어가야하고 덕지덕지 붙어 있는 과거를 긁어내야하는 이야기들이다. 더 진솔하게 나를 찾아서 써야하는 이야기라서 힘들고 편치 않을거라고 알면서도 쓰고 싶었다. 머릿속으로 그렇게 결정했는데, 마음이 말을 안들었다. 자꾸 피하고 외면하면서 한 달을 그냥 흘려버렸다. 브런치북공모전은 커녕 한 편의 글도 발행하지 못했다. 동네서점에서 진행하는 에세이클럽 글 마감이 다가오는데도 쓰지 못했다. 


어제가 브런치공모전 마감일인것도 올라오는 새 글들을 보고 알았다. 대여섯 편의 글이 연달아 올라오고 바로 브런치북이 발행되었다는 알람이 뜨는 것을 보고 공모전 마감을 떠올렸다. 벌써 시간이 그렇게 지나갔구나. 마감일에 맞춰 글을 올리고 발행하는 작가님의 마음을 생각하니 그 열정이 부러워졌다. 


그리고 출근한 월요일. 차가워진 공기에 하얀 입김이 보였다. 10월도 후반이 되었다. 더 이상은 안되겠다 싶었다. 쉬는 시간 동안 무언가라도 끄적여둘까 싶어 브런치에 접속했더니 브런치에서 나를 독촉하는 알람과 새롭게 개편되는 시스템 안내가 동시에 떠있었다. 글쓰기 근육이 퇴화되기 전에 글을 쓰라는 은근한 등떠밀기와 연재브런치북과 응원댓글 알림이었다. 그 동안 이런 변화가 생겼구나 싶은 생경함과 읽지 못했던 작가님들의 글들을 보며 또 한 번 마음을 다잡아 보았다. 내 글에 돈을 지불하실 천사분을 기대하기 전에 읽을만한 글을 열심히 써보는게 먼저라고 생각한다. 


게으름을 떨치고, 피하거나 숨고싶은 마음을 이겨내고 부지런히 써보자. 언제까지나 쓰는 사람으로 살고싶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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