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피어라 Dec 12. 2023

똑! 떨어졌다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였다. 

사실은 올 가을에 여름동안 쓴 글 몇 편을 두 곳에 응모했었다. 

그리고 결과가 차례로 나왔는데, 줄줄이 탈락, 다 떨어졌다. 

하나는 떨어질 걸 알면서 해본거라 타격이 없었는데, 

하나는 내심 기대를 했었나보다. 생각보다 상심이 크다.


이 슬픈 소식을 남편과 나누며 위로를 받고 싶었으나 내 실력을 과신한 것 처럼, 남편도 과신했나보다. 

우리 남편, 남의 아픔을 이용해 사리사욕을 채우려고 든다.



남편의 최애 중국요리, 새로 생긴 못가본 프랜차이즈, 거기에 리뷰며 후기며 다 검색하고 어제부터 가자고 꼬시던 식당. 아니, 나를 위로할 거면 내가 좋아하는 곱창집으로 꼬셔야지 자기 좋아하는 딤섬으로 꼬시다니, 여자 꼬시는 기술이 너무 후지다. 흥.


남편에게 분노하느라 마음의 낙하가 멈췄다. 이이제이(以夷制夷)였던가..

그저 브런치에 끄적이며 쓰던 것이 다 였는데, 왜 갑자기 욕심이 생겼는지 모르겠다. 

처음에는 속상하더니 이제는 민망하고 부끄럽다.

자존감은 낮은데 어쩌다 스스로를 과대평가했었을까.

어쩌겠나 객관적인 결과가 보여주는 지금의 부족한 나를 받아들여야지. 


그리고, 그 다음은...?


작가의 이전글 MBTI-그렇구나와 그러려니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