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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과 오른쪽

지킬박사와 하이드씨를 읽고

by 피어라

왼쪽과 오른쪽


왼쪽의 나와

오른쪽의 내가

오늘도 다툰다

가운데 있는 나는

왼쪽과 오른쪽 사이에서

이리저리 흔들흔들

제자리에서 맴돌고 있다


손이 두 개인 까닭은

마주 잡고 기도하기 위해서야

어머니는 그렇게 말씀하셨다

손가락 하나하나 서로 엮어가며 꽉 붙잡고 기도하셨다

그때 어머니 손은 왼쪽도 오른쪽도 없는

그저 단하나의 손


그런데 나는 두 쪽,

불알 두 쪽도 아니고

마늘 두 쪽도 아니고

쓸모도 없는 왼쪽오른쪽

쪽팔린 쪽을 두 개나 지녔다

언제쯤의 언제쯤의 언제쯤이 되면

가운데가 왼쪽이 되고 오른쪽이 왼쪽이 되는 날이 오려나


오늘은 눈이 내렸고

왼쪽에 선 나와 오른 쪽의 내가

양쪽 주머니 속에 손을 넣는다

떨어져 서로를 해치지 않으므로

각자 따뜻해지는 왼손과 오른손

나의 왼쪽과 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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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보니, 모바일에서는 대문사진에서 지은이와 그린이가 안 보이네요. ㅎㅎ

이 책을 읽고 떠올라서 쓴 글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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