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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어라 Jun 06. 2024

아들은 엄마를 홀려

1.


침대에 누워 뒹굴대며 핸드폰 게임하는 14살 아들에게 다가가 물었다.

"아들, 언제 엄마가 자기를 사랑한다고 느껴?"

핸드폰에서 눈을 지 않고 무심한 목소리로 말했다.

"지금"

호로로로로로로ㅗ로로롤롤로오오오오

아주 한 여름 아스팔트 위에 아이스크림이 된줄 알았다. 


아유 어쩜, 넌 빨리 연애해서 결혼해야겠다. 아주 그냥 엄마를 홀리네.



2.


"엄마, 팔도비빔면이 40년 된거 알아?"

역시나 유튜브 쇼츠영상을 보던 아들이 왠일로 먼저 말을 걸었다.

어머, 그렇게나 오래됐어? 하고 답을 해주려는데 14살이 더 빨랐다.

"팔도 완전 할아버지야!"

야, 할아버지 아니거든! 엄마가 팔도보다 더 나이가 많은데 그럼 내가 할머니냐!

라고 속으로만 외쳤다. 엄마가 째려보는 것도 모르고 뒤돌아선 무정한 십사세.


3.


제주도 수학여행 간 십팔세 아들이 제주도 물가 자기가 다 살렸다면서 과자를 한가득 사들고 왔다.

"제주도 물가 미쳤어, 내가 제주도 경제 살리고 왔잖아."

잡았다, 제주도 살리고 우리 집 경제 파탄낸 주범.

이거말고도 더 있었다. 이미 먹어버린 것도 한아름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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