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영끌세대에게 지지와 공감을

by 피어라


한국은행에서 발표한 ‘2021년 9월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올 2분기 기준 청년층 가계 부채는 약 487조원으로 전체 1906조원 중 26.0%를 차지했다고 한다. 같은 시기 전년도 대비 12.8% 증가한 수치이다. 소득과 자산에 여유가 없는 젊은 세대가 이토록 빠른 속도로 빚이 불어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을까?


「487조 빚 짊어진 2030… 위기 땐 ‘폭탄’ 먼저 터진다.」(서울신문)(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11004015006&wlog_tag3=naver)는 기사에서는 이를 지나친 집값 상승에 충격을 받은 패닉 바잉 탓이라고 분석한다. 부동산을 비롯한 자산 가격이 급등하며 청년들의 불안감이 가중되어 대출을 감수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몇 년 전만 해도 금수저 흙수저 논란으로 계층 갈등이 심했던 청년 세대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을 자산이 없는 보통의 청년 세대가 어떤 방법으로 자산의 확대를 꿈꿀 수 있단 말인가. 어떻게든 자신의 힘으로 자산을 확보하려는 노력에서 나온 것이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을 통한 부동산 자산확보, 주식, 비트코인 투자등의 방법인 것이다.


KB국민은행 리브 부동산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 역시 지난 2017년에 비해 두 배 가까이 상승했다. 부동산 정책이 스무 번이 넘게 바뀌어도 집값을 잡는 것이 쉽지 않은 현실 에서 어떻게해서든 확보하려는 절박한 마음이 안쓰럽기만 하다. 버는 돈은 적은데 빚이 많다보니 금리가 조금만 상승해도 가계가 휘청하고 삶의 질 확보도 어렵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동시장을 만들고 집값을 안정시키는 복지 정책이 필요하다지만 그걸 모르는 정부가 어디 있었나. 일자리 창출, 경기 회복, 부동산 안정화 대책은 모든 대선후보들, 모든 정당, 모든 정부가 내세웠던 이야기 아닌가. 그만큼 말하기는 쉽지만 어려운 일이었다.


정부의 정책적인 노력 역시 반드시 해결되어야할 과제이지만 그보다 먼저 세대간의 갈등을 줄이려는 기성세대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생을 먼저 살아본 선배이자 청년세대의 부모 세대가 그들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공감해주지 못한다면 청년 층의 문제는 해결되기 어렵고 우리 사회 전체의 발전도 지체 될 것이다.

공공주택 확충이건 일자리 창출이건 숫자놀음이 아닌 젊은 세대들이 원하는 실질적인 복지 정책이 서둘러 나와야 한다. 미래를 책임질 젊은 세대가 불안감에 내몰려 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을 받게 하는 사회가 정상적인 사회일리 없다. 지금 청년층의 불안을 해소하는데 기성세대가 힘을 더 해야하는 이유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감수성이 예민해서 말할 수 있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