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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혜경 Dec 13. 2023

 그날 난 사랑을 만났다

아픔을 품고!

카라치 행 비행기 안에서

내 영혼의 간절함이

펄펄 살아나

열네 시간 동안 온몸을 태운다


그날

사랑을 만났다.


엠블란스에 실려

소독약도 없는 응급실

낯선 차가움에

떨리는 몸 겨우 추슬러

짜르빠이 에 몸을 맡긴다.


그날

사랑에 맡겼다.


배고파하는 주머니를 짜파띠로 채우고

집집마다 배고픔 대신

사랑 던져주고

부어버린 다리를 주무른다


그날도

사랑을 배웠다.


거친 손의 짜에를 거절할 수 없어

하염없이 마신 날

하얗게 꼴딱 밤을 새운다.


오늘도

사랑을 마신다.




* 짜르빠이: 끈으로 엮어 만든 침대

* 짜에: 파키스탄 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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