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에서 맞이한 겨울들은 많이 추웠었다.
특히 그 사람들이 입는 전통복 인 샬와르까미즈라는 옷을 입고 있지만 이 옷은 천 한 겹으로 만들어진 옷이고 정말 너무 얇은 옷이다.
한겨울에도 아이들은 이 옷만 입고 펄럭이며 뛰어다닌다.
어떤 아이는 속내의도 입지 않아 속 살이 다 보이기도 했다.
겨울에는 그 위에 스웨터 나 점퍼를 걸쳐 입어야 하는데 조금 잘 사는 집 아이들은 그래도 하나씩 더 걸쳐 입었지만 사실 마을의 거의 많은 아이들은 얇은 옷을 입고 떨며 겨울 내내 살아 내야 했다.
다른 마을을 지나 가면 도시가 있는데 그 도시로 나가면 구제품 옷가게가 있기는 하지만 늘 옷이 있는 게 아니고, 또한 해외에서 온 옷들이라 꽤나 명품처럼 가격이 비쌌다.
짜빠띠로 한 끼를 해결하는 이 마을 사람들에게는 이 옷을 산다는 것은 가당치도 않는 상황이었다.
어느 날 오래전에 한국 교회에 요청한 구제품들이 드디어 도착했다.
학용품과 아이들 옷들 그리고 어른들 옷까지 정말 다양한 물건들이 박스마다 가득 들었었다.
정말 대한민국의 서로 돕고 사랑하고 나눠 주는 아름다운 마음은 대단했다.
다행히 아직 겨울이 지나지 않았기에 우리는 너무 반가워서 몇 박스나 되는 옷들을 골라서 교인들과 마을 사람들에게 나눠 주었다. 나눠주는 우리도 받는 분들도 모두 행복했다.
그리고 며칠이 지난 후 살펴보니,
나무밑학교의 학생들이 가방과 학용품은 잘 들고 오는데 그들이 여전히 얇게 입고 다니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물어봤다. 한국에서 보내온 두꺼운 옷들을 입지 않느냐고...
아이들은 안 추워서 괜찮다고 하는 것이었다.
반팔 티에 찢어진 반바지를 입고도 덜덜 떨면서 춥지 않다고 하는 말이 믿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마을을 차근차근 돌아보며 특별히 학생들의 집을 한 집 한 집씩 방문을 해보았다.
세상에!
염소들이 옷을 입고 있는 것이었다.
빨간 줄무늬 스웨터를 입고 있는 염소
하얀색이 누렇게 변한 티를 입고 있는 염소
"아니! 왜 아이들에게 입히라는 옷을 염소들이 입고 있습니까?"
"아... 우리에게 염소들은 아주 중요합니다. 우리의 겨울 양식을 제공해 주는 염소 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아이들은 이미 매년 이렇게 입고 살았습니다. 그리고 아직 건강합니다. 그렇지만 염소가 아프면 우리 가족의 생계가 당장 힘듭니다. 그래서 아이들보다 염소에게 이 옷을 입혔습니다."
염소들이 중요한 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상황이 충분히 이해가 되었지만 너무 마음이 아팠다.
그래서 남겨둔 모든 자루를 다 풀어서 다시 옷들을 넉넉히 나눠 주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옷을 입히라고 신신당부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다시 옷을 주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가난한 상황에서는 가족 모두가 하루 먹고 살아가는 것이 정말 중요하기에 이렇게 작은 아이들에게는 관심을 줄 수 있는 여유가 없을 것이다.
뜨거운 여름도 힘들겠지만 사실 겨울은 이런 가난한 나라의 아이들에게 그리고 동물들에게는 모두 힘든 시간이었다. 매년 겨울에 이분들을 위해 한국에서 보내주는 헌 옷들은 진짜 좋은 옷들이었고, 옷이 없는 많은 사람들에게 겨울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