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탕에서
세월의 때를 밀며...
by
천혜경
Feb 23. 2024
긴 시간 오그라 붙은 몸을
태초의 그 모습으로
46도 뜨거운 수증기에
정수리까지 다 잠근다
얼마만 인가!
스멀스멀 뼛속까지 스며드는
뜨거움에 감격해
몸이 울고
내 영혼마저 울어버린다
바람결에
머리채 흔들리던 고뇌들
세월에 묻혀
눌어붙었던 실타래들
한 올 한 올 밀어내
십자가 앞에 벗어놓고
시원한 물 한 바가지로
이별을 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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