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사소한 상처는 없다

스몰 트라우마

by 조앤

스몰트라우마는

중요하지 않은 트라우마라는 뜻이 아니고

삶을 무너뜨리는 작은 상처들이

반복되는 것을 말한다.


자신이 스몰 트라우마 생존자 였다는 것을 인식했다고 해서,

저절로 치유가 되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누군가가 꺼내 주어야만 한다.

마치 그물에 걸린 새가 아무리 발버둥쳐도 나올 수 없는 것처럼

혼자서 벗어나기가 힘들다.

누군가가 조심스럽게 그 그물을 찢고 거기서 나갈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누군가가 필요하다고 하는 것은 상처를 준 바로 그 사람이 와야 한다거나

아니면 그 사람과 화해를 하고 용서를 하고 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 사람이 아닌

다른 누군가가 도와줘야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그 누군가는 바로 전문 상담자이다.


어린시절의 스몰 트라우마는

아주 깊고 만성적으로 뿌리 박혀 있기에 혼자서 해결하기 어렵다.

따뜻하고 친절한 마음을 가진 트라우마 전문 상담자가 도와줘야 한다.


스몰 트라우마라는 용어는

안구운동 민감소실 및 재처리요법 (EMDR)의 창시자인

유명한 심리학자 프랜신 샤피로의 연구에서 처음 사용되었다.

부모의 굴레, 학창시절의 상처, 놓친 사랑, 깨진 우정,

현실과 이상의 괴리, 끝없는 평가등은

오랫동안 삶속에 베어든 패턴이 되는 것들의 목록이다.


스몰 트라우마의 핵심질문은 바로 이것이다.

"당신에게 꽤 중요한 영향을 미쳤거나 당신을 변하게 했지만,

굳이 언급할 만큼 중요하거나 심각하지는 않다고 생각하는 경험이나 사건이 있는가?"

(참조 : 스몰트라우마, 맥 애럴)


요즘은 단회성인 빅트라우마와 구별하여

'복합 트라우마'라는 용어가

확장되고 통합적인 의미로 더 많이 쓰인다.


마음을 돌보는 일의 시작은 몸을 돌보는 데서부터 시작한다.

생각과 말과 논리분석, 공감과 경청으로만 해결해 줄 수 없다.

스몰 트라우마는 만성적인 질병과 같은 형태로 몸에 증상이 나타난다.

그래서 몸을 돌보는 일도 중요하다.


자신의 몸에 주의를 기울여 주고 몸의 긴장을 풀어주는 데서부터 시작한다.

이것을 위해 상담자는

트라우마를 다룰 수 있는 전문화된 기법을 배우고 익혀야 한다.


상담을 하면서 매주 깨닫는 것은

트라우마 내담자가 참으로 많다는 것이다.

바운더리의 문제로 시작해도 결국엔

트라우마로 귀결되는 것을 보게 된다.

하지만

아무리 잘 훈련된 상담자라 할지라도

비록 자신이 상처입은 치유자라 할지라도

한낱 인생이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가

나의 한계가 차오르며 가슴이 메여져 올 때

김유비 목사님의 책에서 나도 위로를 얻는다.


상처입은 내가 오늘도 포기하지 않고

상처입은 한 사람을 만나는 이유는

예수 그리스도 때문이에요

그 분이 계시기에 부끄러움에 도망치지 않고

내 자리를 지키고 있지요.

내 진심을 담아 당신에게 말하고 싶었어요.


"이제 상처를 돌볼 시간이에요"


- 나를 돌보는 시간 - 중에서







keyword
이전 25화가죽 서류가방 살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