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도가운데 계신 그 분께..
제가 인턴으로 있는 상담센터는 무료로 전 세계에 계신 한인분들을 위해 한국어 상담을 줌으로 진행합니다. 신청하시는 분이 많아서 대기시간이 보통 3개월 정도로 길어집니다.. 보통 상담심리학 석.박사 과정의 인턴상담사들이 학기중에 슈퍼비젼을 받으며 상담을 하지만 상담이 종결이 안된 분들은 방학중에도 슈퍼비젼과 상담을 계속하게 됩니다.
지난 학기부터 제가 진행하던 내담자 한 분이 지난 주에 너무 바빠서 상담을 그만두고 싶다고 연락을 주셔서 뜻하지 않게 종결하게 되었습니다. 마음이 이상했어요... 상실감이 들었다고 해야 하겠지요. 그동안 라포형성도 잘 되었고 나름 좋은 변화도 있으셔서 참 감사했던 케이스였어요. 그 분을 제 마음에서 떠나 보내고 하나님께 맡기는 기도를 드렸습니다.
이후에 갑작스런 배우자와의 사별로 인해 애도과정에 계신 신청자 분을 만났습니다. 남편을 잃으신지 이제 겨우 한 달이란 시간이 지나셨더라구요.. 상실과 슬픔으로 가득 찬 그 분의 마음을 제가 감히 어떻게 도와 드릴 수 있을지, 상담경험이 많지 않은 저는 주저되었습니다. 사실 제가 힘들다고 안 할 수도 없었지만요.. 위기상담이라 보통의 대기자들과 달리 바로 연락을 드렸고 첫 번째 만남을 가졌습니다.
이번 주 내내 제 머리속에서 그 분의 슬프게 우시던 모습이 떠나가질 않습니다. 상담자는 내담자를 위해서, 내담자앞에서 눈물을 보여서는 안되지만 애도상담에서는 예외지요.. 그 마음을 보면서 어떻게 같이 울지 않을 수 있을까요.. 상담시간에 말씀을 들으며 함께 울었습니다. 이 슬픔을 이기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실 수 있으려면 또 얼마나 긴 시간이 필요할까요..
힘든 시간에 건강한 애도를 하실 수 있기를 잘 도와드리고 싶습니다.
상실을 현실로 받아들이고, 애도의 고통을 충분히 경험해야 하며, 고인이 안계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합니다. 고인에 대한 사랑과 기억을 끊는 것이 아니라 온전히 기억하고 고인이 없는 삶속에서도 자신과 사랑하는 사람들과 그 기억을 간직하며 살아가실 수 있도록 도와드리고 싶습니다.
그 분이 부디 이 힘든 애도의 시간들을 잘 감당하실 수 있기를 주님께 기도합니다.
힘든 시간들 속에 함께 있어드리겠습니다.
제 마음의 꽃을 매일 보내드립니다.
(그림출처 : 구글이미지-초록담쟁이님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