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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정아 Jul 03. 2020

나를 살린

중보기도




교회 주차장에서 만난 이름도 모르는 교우가 내 건강을 묻는다. 중보기도회 때  나의 수술이 기도제목이었기에 내게 관심이 간다고 하신다. 한두 명이 아니다 머리가 하얀 권사님부터 젊은이들까지 나의 건강을 염려한다. 그럴 때마다 가슴이 뭉클하다. 새벽기도 때마다 중보 기도 모임이 있을 때마다 하늘을 향해 피워 올린 그 기도들.

그 중보기도의 위대함이 놀랍다. 맞다 내가 회복되고 다시 살아 이나마 사람 노릇을 할 수 있음은 기도의 힘이다. 직접 체험하였으니 의심의 여지가 없다.

막상 큰일이 닥치면 당사자나 가까운 가족들은 망연자실하여 어찌해야 할 바를 모른다. 기도도 나오질 않는다. 그럴 때 주님은 기도의 용사들을 붙여주신다.

교우들, 친지들, 문우들, 가족들, 한국의 친구들이 합심하여 기도를 하니 모든 일이 톱니바퀴가 맞듯 착착 진행이 되었다. 수술 의사도 수술 후의 요양 절차도 최고로 최선으로 마치 주님이 준비하신 듯하였다. 물론 사이사이에 예비해두신 사람들을 통해 역사하는데, 옆에서 지켜보던 친정어머니는 "너는 살겠다. 주님이 살려주시려는 게 보인다." 하셨다.

수술을 위한 준비 검사 중 뜻밖의 암이 발견되고 여러 변수가 생겼어도 참고 기다렸다. 두렵지 않았다. 주님께서 고쳐주실 것이기에. 내 인생의 최대 고비였을 것이나 지나고 나니 많이 달라진 나를 발견한다.

남의 아픔에 공감하게 되었고 남의 고통에 기도로 동참하게 되었다. 내가 받은 기도를 남을 위해 갚는 것이다. 아프지 않았다면 나는 정말 형편없는 사람 되었을 것이다. 고통은 '위장된 선물' 맞다. 기도의 능력을 믿고 기다리면 마침내  전보다 심신이 성숙해진 나를 만날 수 있다.

인생이라는 기다림의 들판에서는 맞는 바람에 따라 사는 모양이 달라진다. 순풍을 따라 편안히 사는 인생도 있지만, 고난의 광풍을 맞고 사는 이들도 있다. 무엇보다도 신앙인으로서 우리가 만나야 하는 바람은 성령의 바람이 아닐까? 성령의 바람은 시간이 기르는 밭에서 열매 맺는 인생이 되게 한다. 세상의 웬만한 바람에는 꿈쩍도 하지 않는 믿음도 키워주고, 세상을 여유 있게 보는 눈도 열어준다.

미국에 올 때 "미국에 가면 엘에이 근처에 있는 내 친구 이익관 목사의 교회를 찾아가라." 고 한국에서 출석하던 교회의 목사님이 말씀하셨다. 오스틴의 텍사스 주립대학으로 가게 되어 그 말을 한동안 잊고 살았는데, 멀리 돌아서 결국 이익관 목사님이 계신 교회로 오게 되었다. 참 신기한 하나님의 은혜다. 발걸음 하나하나마다 임재하시는 주님을 찬양한다.

나를 살려주신 여러 형제자매의 중보기도에 감사한다. 살아 숨 쉬는 기적을 체험하며 사는 하루하루가 행복하고 감사하다.

<교회 창립 40주년 기념문집>


이정아

07022020 일부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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