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향한 모두의 좋아요: 인정 중독입니다

열한 번째. 치료 여정 #2

by yErA

앞서 말한 대로 나는 기자다.

다루는 분야가 금융과 경제다 보니 주로 숫자로 채워진 데이터를 바탕으로 글을 쓰고 그것도 빠르게 전달하는데 주로 초점을 맞춰왔다. 그래서 누가 보더라도 재미나고 맛깔난 글을 쓰는 데는 딱히 자신이 없다. 그리고 기자로서의 출발점도 상대적으로 한참 늦어 혼자 고군분투했던 시간이 많았던 터라 상대적으로 나의 필력에 대한 열등감이 적지 않았다.


숨이 턱턱 막힐 듯한 누군가의 수려한 문장을 마주할 때면, 한치의 흐트러짐도 아주 작은 허술한 구멍조차 찾을 수 없는 논리 정연한 글을 마주할 때면, 처음 보는 지적인 단어로 문장의 품격을 높일 때면, 아름다운 몇 개의 단어로 딱딱한 내 감정을 순식간에 말랑하게 바꿔놓는 마법 같은 문장을 읽어 내려갈 때면, 나의 허접한 단어와 산만한 문장 앞에서 나는 매번 좌절을 맛본다.


급하게 스케치한 뒤 누구나 예상할 법한 뻔한 색깔로 색칠한 것 같은 나의 글을 보고 있노라면 ‘평범’이라는 단어가 또다시 내 머릿속을 독차지해버린다. 평범의 요요현상을 걷어내기란 참으로 쉽지 않다.

하지만 이번엔 숨지 않고 용기를 내보기로 한다. 천성적으로 기자 자질은 부족하지만 매일 생각하고 고민하고 자문자답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나는 어느덧 글과 친해졌고, 그러면서 언어라는 도구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고 말이다.

비록 예리하지도 화려하지도 않은 무딘 도구일지언정 나만의 아이템은 가지게 됐다고 말이다. 고백하자면 이러한 아이템이‘희귀 아이템’이었으면 하는 원대한 소망도 있다.

평범한 일상이 지겨워 또 다른 형태의 인정을 갈망하는 것은 아닌지 내게 물었다. 조용한 관종 기질이 스멀스멀 올라오는 것이냐고. 하지만 이번에는 이전과 확실히 다르다는 것을 느낀다. 나를 향한 '모두의 좋아요’가 아닌 나를 향한 '나의 좋아요’가 절실하다는 것을 이미 깨달았기 때문이다.

기자를 10년 넘게 하면서 나만의 아이템이 소유하게 됐다는 것을, 그게 득템이었다는 사실을, 그리고 무엇보다 그 아이템을 꺼내 쓸 때마다 가슴이 뜨거워진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인정 중독에 찌든 내게 있는 해독제가 될 것이라는 확신까지 든다.

나를 향한 '모두의 좋아요’를 머지않아 또 바랄 수 있겠지만, 이번에는 '내가 가장 좋아요’를 외치며 전진해보기로 했다. 나를 향한 인정 근육을 조금씩 키워보기로 결심해본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날 향한 모두의 좋아요: 인정 중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