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향한 모두의 좋아요: 인정 중독입니다
열 번째. 치료 여정 #1
나를 관찰하기로 했다. 맹목적인 인정 바라기에서 벗어나기로 결심했다면 나를 객관적으로 마주 볼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달라질 게 없다. 더 확신이 든다. 몹시 평범하다. 이러다 평범-인정의 무한 루프에 다시 갇힐까 봐 마음을 다잡는다.
인정 중독에 효력 있는 치료제를 어디서, 어떻게 찾아야 할지 막막했다. 한참을 고민하다 우선 충격요법을 쓰기로 결심했다. 어차피 지난 20년 사회생활 동안 닳아 없어질 만큼 제대로 우려먹은 나의 장점은 잠시 뒤로하고 내가 가장 싫어하고 자신 없는 나의 일부분을 조금은 과장되더라도 끌어안아보기로 했다.
나는 여러 사람과 부대끼는 하루를 보내고 나면 어김없이 조용한 방 한가운데 앉아 침묵이 주는 에너지를 반드시 충전해야 한다.
갑작스럽게 취소되는 약속은 매번 반갑고, 어색한 사람과 마주 앉아 식사하는 것만큼 불편한 건 없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설렘보다 익숙한 사람을 만나 새롭지 않은 안부를 묻는 편안함이 좋고, 시끌벅적한 모임보다는 한 명과의 깊은 대화를 선택한다.
‘일촌’이 되는 기준은 매우 높지만, 그 범주에 들어오면 영원한 ‘일촌’ 이 될 가능성이 크다.
심심할 때면 친구를 찾기보다는 혼자 즐길 콘텐츠를 찾는다. 혼자서 크고 작은 질문을 던지며 사색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렇기에 조용하게 늘 분주하다.
새로운 환경에서 도전받기보다는 자극적이지 않은 환경을 선호한다. 여러 분야에 관심을 두지 않지만, 한 분야를 깊이 알고자 한다. 흥미를 가지고 알아가는 분야에 대해 친한 사람과 이러쿵저러쿵 얘기를 나누는 것을 좋아한다.
말을 하기보다는 듣는 것을 좋아하고, 감정을 표현하기보다는 공감하는 쪽을 선택한다. 인정한다. 감정 표현이 어색할 때가 많다.
남 앞에 나서기보다는 남을 위해 웃어주는 게 편하다.
매사에 꽤나 신중하지만 가끔씩 돌다리를 두들기다 그 돌다리가 없어지기도 한다.
이렇듯 나는 전형적인 내향적인 성격의 소유자다.
여러 사람과 만나 정보를 얻어야 하는 기자로서 최악이라는 생각을 자주 했다. 다년간에 터득한 생존전략으로 버티고 있지만, 문득문득 천성에 맞지 않는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할 때가 있다.
낯선 사람들과의 만남이 두렵기는커녕 타고난 사교성으로 금방 호감을 얻는 외향적인 성격에 대한 갈망이 컸다. 활달하고 밝은 외향적인 성격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당연하다고 생각한 적이 많았다.
하지만 내향적인 성격 덕택에 조용히 사색할 줄 알고, 누군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수 있고, 가벼운 관심이 아니라 진심으로 감정을 나눌 수 있고, 그리고 여기저기 에너지를 흩뿌리지 않고 오롯이 원하는 곳에 몰입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글을 쓸 때 주위를 한 순간에 'mute'로 바꿀 수 있는 무기를 장착하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