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언제나
물을 엎지르고 나서야
닦아내려 했었고
소를 잃어버리고 나서야
외양간을 고치려 들었고
일어서지 못하게 돼서야
건강을 챙기려 들었고
마음이 조각나버린 후에야
제대로 다짐을 할 수 있었고
오늘이 되어서야
어제를 소중하게 떠올리는
그래도 난 언제나
울렁이는 파도 앞에서
멀어진 수평선의 잔잔함을
소복이 쌓인 낙엽 앞에서
가늘어진 나무의 시원섭섭함을
때론 고통 속에서
살아 숨 쉬며 깨어 있음을
끝이라는 또 다른 시작의 길에서
늘 그렇듯 배우려 노력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