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대표 May 19. 2023

누가 몰라서 SAP 안 쓰겠어요? 돈이 없는 거지.

초거대 AI는 뭐며, 회계가 산업인가요? 

1. 10년 후 사라질 직업 '회계?'

미래 유망 직업을 조사하는 것을 보면 항상 사라질 직업에 경리/회계가 있습니다. 이는 정해진 룰과 프로세스에 따라 기록하여 결과물을 만드는 일이라 그렇게 생각될 수 있을 듯합니다. 심판을 대체하는 AI가 야구에 도입되고, AI가 골의 여부를 판단하는 시대니 사실을 기록하는 일 자체에 대한 사람의 일자리를 대체하려는 위기감을 가지는 것은 당연하겠죠? 


만만한 게 회계인지, 작가 같은 존재할 직업도 chatGPT나 AI가 대체하는 부분이 생각보다 많은데... 왜 회계만 언급되는 것인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2. AI와 회계의 관계가 무엇이길래?

제목처럼 초거대 AI와 회계주제의 세미나란 것이 열려 기사에 언급되었길래 살펴보았습니다. 기사는 회계 교육에도 프로그래밍과 DB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을 제목으로 현재의 교육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아래 링크 참조)


개인적으로 모두가 학업과 업무에 프로그래밍을 배우고, 알아야 한다는 것에는 반대합니다. 코딩이 대세라고 코딩 학원을 다니고, 뭐가 대세라고 뭐를 또 배워야 하는 것은 강박과 이를 위해 돈을 버는 사람들의 선동이 아닐까 싶은데요. 필요에 의한 선택과 수준만 각자 결정하면 될 일이죠.


여하튼 챗GPT까지 들먹이며 회계학과 회계 교육이 바뀌어야 한다고 질문을 던지고 있고, 이에 대한 여러 이야기가 오고 간 듯합니다. 회계가 엄청난 정보 시스템이니 파이선을 비롯한 기술로 분석을 수행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고, 생산성 향상을 위한 IT교육이 전문가 양성 목적으로 필요하다고도 말합니다.


근데 진짜 그럴까요?




3. 기준과 법이 있는 몇 안 되는 일

회계는 계정을 통해 일어난 회계적 거래를 인지하고, 처리하는 일입니다. 이에 따른 기준이 법처럼 존재하고, 이에 따라 처리하지 않으면 신뢰성을 담보할 수 없게 되죠. 세무적인 처리들은 더 엄격합니다. 세법이 존재하기에 해석의 여지는 남겨두고라도 따라야 할 처리 기준과 원칙이 있죠. 그래서 기술이 하늘 끝까지 발전되더라도 바뀌지 않는 기본적인 틀이 존재합니다.


감사를 하는 이유도, 세무조사를 받는 이유도 여기 있습니다. 물론 산업과 기업의 특성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큰 틀에서는 기준과 법을 꼭 지켜야 합니다.




4. 누가 몰라서 안 하나? 돈이 없어 안 하지.

지금 기준으로도 더존에서부터 SAP까지 회계처리를 위한 프로그램의 종류는 다양합니다. 투자된 돈에 따라 처리 방법과 활용의 정도가 천차만별이고, 수준의 차이도 나기 마련입니다. 또한 처리된 회계의 결과물을 보여주는 것도 차이가 있고요.


정해진 계정과 프로세스를 IT로 구현하는 것의 차이라고 보면 되는데. 엑셀로 하느냐, AI와 같은 고도의 기술로 구현하느냐의 차이겠죠? 중요한 것은 이런 것을 기반으로 한 기술의 활용입니다. 사람의 손이 많이 가는 일은 IT 기술을 통해 쉽고, 편하게 만들어 시간과 효율을 높이는 것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1000건의 거래를 분개하는데 수기로 할 것이냐, 엑셀로 할 것이냐, 더존 혹은 더 나은 시스템으로 할 것이냐 (커스터마이징 여부도 영향을 주고요)의 차이라 할 수 있죠. 이는 결산의 속도와 적시성 같은 회계 기본 특징의 구현, 직원들의 야근과 같은 근무 여건까지도 영향을 주는 일입니다.


그래서 저만해도 상담 때 '만약 야근이 많다고 전제하는 기업은 전산화가 잘 안 되어 있다'라고 생각해도 좋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삼성은 그 수 백조 하는 매출에도 결산이 1주 내로 끝납니다. 제가 있었던 기업도 3일이면 국내법인의 결산이 끝나고, 1주면 글로벌 결산이 끝이 납니다. 이는 시스템의 정도와 투자의 차이라, 회사가 돈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달라지죠. 작게는 몇 만 원에서 수 억 원까지의 비용이 들어가는 일이니 돈이 없어 못하는 것이지, 몰라서 못하는 일은 아닙니다.






회계의 정의 자체가 '의사결정'을 위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이를 DB로 만들고, 의사 결정에 필요한 정보를 시의 적절하게 전달하고, 보여주는 것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래서 융합이란 말처럼 어느 수준에, 어떤 방법으로, 어떤 기술을 적용할 것이냐는 고민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여기에 AI와 같은 기술이 적용되겠죠.


한편으로 회계는 '통제'에 더 가깝습니다. 정보를 입력하고 처리하는 과정이 믿을만해야 결과도 믿을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손을 덜 타게 하고, 내부적인 절차로 자꾸 검증하고 하는 일을 합니다. 감사의 목적도 그렇죠. 통제가 잘 되려면 회계 프로세스가 수기보다 전산으로 이뤄져야 제대로 된 감시, 통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모니터링하고, 오류를 잡아내고 하는 일을 위주로 하는 것이죠.


이런 모든 것을 생각해 보면 IT는 결국 회계 담당자의 편의, 편리 그리고 효율의 극대화를 위해 적극 활용되어야 합니다. 물론 예산이 충분하다면 말이죠.



그래서 논의도 필요하지만,

충격과 산업 같은 말이 이런 이슈들을 덮고 안 보이게 하는 것 같아 거슬리기도 하네요. 



https://zdnet.co.kr/view/?no=20230519160313


매거진의 이전글 우리 회사 채용이 안되는 이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