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살이 3년차, 이대표
여러분은 불안할 때 무엇을 하시나요?
마흔 살이, 불안할 때 찾는 장소 / 사람... 무엇인지 알려주세요!
저는 불안할 때 가족과 함께 용문사에 갑니다.
용문사는 민족 독립운동 발상지로, 용문사 자락에 위치한 절입니다. 오래 된 은행나무가 앞을 지키고 있고, 입구에서 1km 남짓 걸으면 용문사를 만날 수 있습니다. 산에 둘러 쌓인 멋진 풍경이 인상적인 곳이기도 하죠. 평일 혹은 일요일 늦은 시간 가시면 편하게 다녀오실 수 있습니다.
모태 신앙으로 절은 저에게 의미가 있습니다. 자주 가진 않지만 다른 종교보다 편하고, 산책도 가볍게 할 수 있으니 여행을 갈 때, 캠핑을 가서 가까운 절에 가는 것이 하나의 코스로 잡기도 하죠. 아이들도 즐거워 하고, 절을 나오는 길 용품점에서 염주 팔찌를 사는 것도 하나의 낙이라 잘 따라와 주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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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생활을 하며 받는 '인내'는 개인마다 조금씩 다른 한계치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앞서 글에서도 얘기 했지만 이 통이 가득 차면 어떤 방식으로든, 몸이 표현을 합니다. 잠을 못자기도 하고, 술을 마시기도 하고, 화도 나죠. 때론 불안 때문이기도 합니다. 회사 안에서, 밖에서 어떻게 해야할지 혹은 살아가야 할지 막막할 때 느끼는 불안 때문에... 인내란 통은 늘 한계점을 왔다갔다 하죠.
마흔이면 아이들이 있는 경우 초등학생인 경우가 대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조금 손이 덜 가서 편하기도 하지만, 서운하기도 하죠. 또 와이프는 나름의 생활이 있기도 해서 아빠가 소외되기도 합니다. 가끔 그런 분들을 뵐 때마다 집에 가기 전 '정류장'을 만들라고 하는데요. 퇴근 후 집앞 카페에 잠시 들러 아메리카노 한 잔이라도 하고, 듣고 싶은 노래나 영화라도 잠시 보고 들어가라고 하죠.
어느 유명한 진행자 분의 말씀처럼 문 앞에서 집 밖에서의 나와 문을 열고 난 후의 내가 스위치처럼 바뀌어야 한다는 말에 공감도 갑니다. 그러나 사람이 한 순간에 이렇게 될리 없죠. 항상성이란게 존재해서 밖에서의 마음이 집 안에까지 들어오기 마련입니다. 저도 사무실과 집 구분이 없다보니, 일상을 끊는게 참 어렵고, 그래서 불안을 지우기도 쉽지 않습니다.
미처 지우지 못한 불안이 늘 마음에 있죠. 그래서 갑니다. 용문산으로...
용문산은 저에게 그런 곳입니다.
불안할 때 좋은 건, 지금 해야할 일을 찾는 것입니다. 그리고 하는 것이죠. 코로나로 사람도 만날 수 없고, 집에 들어가 다른 사람처럼 웃는게 힘든 마흔의 여러분... 잠시 집앞 빽다방에서 아아라도 한잔 쭉! 들이키고 가면 어떨까요?
마흔살이 여러분의 불안을 떨칠 비밀의 장소, 방법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by 이대표, 마흔살이 삼년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