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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t Jobplanet Dec 13. 2019

정말 연봉이 불만일까?

연봉이 불만인 사람들의 속사정

 연봉이 불만 아닌 사람이 어디 있어요?
올려줘도 계속 부족하다고 불만인 건데,
원하는 대로 다 해줄 수 없잖아요.


안녕하세요? 여러분! 

요즘 부쩍 ‘평가와 보상’에 관심이 큰, HR Labs에서 키가 제일 큰(?) 김혜리 입니다.

 

인사담당자라면 2박3일을 이야기해도 안 끝난다는 평가와 보상! 

해묵은 주제이긴 하지만 ‘급’관심이 쏠린 이유는 최근 직원경험 설문(Employee Experience)을 진행한 A 기업의 사장님께서 설문 결과를 보고하신 말씀 때문이었습니다. 이러기도 쉽지 않은데 1위부터 5위까지 모조리 경제성에서 빨간불이 들어왔거든요. 

정말로 보기 드문 경우



올해 여러 기업을 대상으로 직원경험(Employee Experience) 서베이를 진행하면서도, '우리 회사의 가장 아쉬운 Top5'에 ‘임금수준’은 단골손님이었습니다. 이걸 보면, A기업 사장님 말씀이 맞는 것 같기도 합니다. 사람의 욕심이란 끝이 없으니까요!



그런데 말입니다.


정말 그저 욕심 때문일까요?

'임금수준'으로 표출되지만 사실은 다른 불만이 있는건 아닐까요?


그래서 가장 아쉬운 경험 Top5에 ‘임금수준’이 꼽힌 6개 기업을 중심으로, 연봉이 불만인 사람들의 속사정을 살펴보았습니다. 아래 3가지 사항에 집중하면서요!


‘임금수준’과 함께 언급된 주관식 답변들

‘임금수준’과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는 지표들

Wrap-up 미팅에서 카운터파트너를 통해 접한 내용


그랬더니 크게 3가지로 케이스로 나눠 볼 수 있었습니다. 



1. 진짜로 임금 수준이 낮아요. (최저임금 미달이라는 것은 안 비밀)

애석하게도, 욕심이 아니라 정말로 임금 수준이 낮은 기업이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인사팀에서도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는 경우가 많죠.


서베이에 참여한 기업 중 한 곳도, 서베이 결과를 보며 처음엔 정말 의아했어요. 

최근 3년간 연평균 연봉 인상률은 얼마냐는 질문에 꽤 평범한 답변이 나왔거든요.

*연봉조정 대상이 아님 : 아직 연봉협상할 시기가 도래하지 않은 분(ex 입사 1년 미만)

예상외로 상당히 평범한 응답결과


그런데 이 기업의 신입채용 공고를 검색해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믿기 어려우시겠지만, 주5일 40시간을 정상적으로 근무하는 신입에게 주는 연봉이 2019년 기준 최저임금 미달이었습니다.

진짜 적어서 적다고 하였는데 왜 불만이냐 하시면...


구직정보를 교환하는 한 카페에서는 이 기업이 어떠냐는 질문에 이런 댓글들이 있었습니다.


“여기 연봉 *,***임. 가지 마세요.” 

“완전 열정 페이네요.”

여기저기 다 지원해보고 하다하다 안될 때 가는 곳이에요.”


회사 입장에서야 '아무리 인상해 줘도 욕심이 끝이 없다'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시작점이 너무 낮아서 아무리 인상해도 여전히 낮은 수준이거나, 

어느 정도 정상 수준에 도달했다 하더라도 '우리는 임금 수준이 낮아'라고 설계된 첫 인상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직원들은 임금 수준을 시계열적으로 체감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에서 경쟁사 등과 비교하며 상대적 수준으로 체감한다는 점을 기억해 주세요. 


2. 내부 형평성에 문제가 있는 거 아닙니꽈!

직원들이 임금 수준을 낮다고 말하는 것은, '숫자가 낮다'기 보다 '결정하는 기준과 과정이 후지다'를 의미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바로 평가와 보상에 있어서 내부 형평성이 어긋한다고 생각하는 경우인데요. 이 경우는 내부 형평성에 문제를 느낀 배경이 조금씩 달랐습니다.

 

1) 자격이 안되는 사람을 친인척이나 지인이라고 채용하나요?

임금수준은 물론 급여정보와 논의수준, 보상의 합당성, 보상절차의 신뢰수준이 모두 낮았습니다.

경영진 신뢰도 역시 낮게 나타났는데, 경제성에 대한 지표 대부분이 경영진 신뢰도와 상관관계가 높았습니다.

  

경영진 신뢰도와 상관관계

임금수준 +0.64

급여정보와 논의 수준 +0.68

보상의 합당성 +0.74

보상절차의 신뢰수준 +0.73

* 상관계수가 ± 0.4~0.7미만 : 다소 상관관계가 높다. ± 0.7~0.9미만 : 상관관계가 높다

 

무슨 경우일까 싶었는데, 주관식 응답을 통해 상황을 짐작 할 수 있었어요.

“관련 경력도 전혀 없는 부서에 사장님 아들을 입사시키고 상위직급자 보다 더 높은 연봉을 주면 열심히 일해온 직원들은 자괴감에 빠집니다.”


2) 아직 평가보상제도 세팅이 안되었나요?

임금수준이 보상의 합당성, 보상절차 신뢰수준과 상관관계가 높은 경우 조직에 안착된 평가제도가 없었습니다.

평가보상제도까지 신경 쓸 여력이 없어요

매년 변하는 평가제도, 급한 상황에 맞춘 보상절차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고 내 능력에 맞는 보상을 받지 못했다고 생각한 것이죠. 


"아직 뚜렷한 평가제도가 없어요. 제 작년에는 나름대로 평가하는 항목을 잡아서 평가를 진행했다가, 

올해는 자기 성과를 자유롭게 기술하게 했어요. 내년에는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입니다."

  

"연봉은 테이블이 있는데 신입채용이 너무 안되니 업계 수준은 맞춰야 해서 신입연봉을 올렸어요.

그렇다 보니 대리급이랑 격차가 줄었고 불만이 있겠죠. 평가요? 인사위원회 열어서 승진시킬 사람 정합니다." 

 

3) 평가와 보상이 분리되어 있나요?

"평가의 본질은 피드백이고, 보상을 결정하는 것은 대체가능성이라고 봐요.

시장에서 귀한 포지션이라 대체가능성이 낮다면 이 사람이 훌륭한 성과를 내지 못해도 만족할 연봉을 맞춰 주면서 잡아둬야 해요. 반대로 훌륭한 성과를 내도 언제 얼마든지 이런 사람을 구할 수 있다면 그럴 이유가 없죠.  

OKR이라는 평가제도를 도입하고 안착시키는 데도 오래 걸렸지만,

평가와 보상이 연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이해시키고 설득하는 게 더 힘든 거 같아요."



3. 객관적으로 대외적 경쟁력에 차이가 나요.

조직 내에 특별한 이슈가 있다기보다 대외적인 환경에 비추어서 상대적으로 임금수준이 낮은 경우입니다.

다시 말하지만, 구성원들은 시장에서 타사와의 비교를 통해 임금 수준을 체감하기 때문입니다.


1) 이직 시 연봉 1.5배 거는 회사들 때문에 골치에요.

"연봉이 낮다고 하시는데, 우리 회사에서 업계 평균 이하로 받는 분들이 없어요.(매우 억울하심)

 요새 스타트업에서도 이직 시에 연봉 1.5배 걸고 인재를 땡겨가는 회사들이 있어서 그러는 거에요."

이런 시장 파괴자들!!!

2) 시작점부터 다른 글로벌 대기업들

"우리 회사는 기술직군 사람들은 대학 동기들이랑 동종업계에서 일하는 사람이 많거든요. 같은 대학에서 같은 전공 하고 같은 업계에서 일하는데 대기업 다니는 친구들이 꽤 있어요. 중소기업과 너무 연봉 차이가 나니까 적다고 느끼는 건 어쩔 수 없어요. 회사가 좋고 싫고를 떠나서 객관적으로 격차가 존재하잖아요."


'어휴 저 기업들 왜 저래'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런 기업들과 인재 전쟁을 치뤄야 하는 게 현실이기도 합니다.

총알이 부족하다면 총의 성능을 높이는 방법도 있죠.

어느 정도 숫자 경쟁은 피할 수 없겠지만, 사람들은 오직 연봉만을 가지고 기업을 평가하지 않으니까요.

누가누가 더주나 하는 치킨게임으로 빠지기 보다는 우리 회사가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중심으로 기업 경쟁력을 재정의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여러분 3가지로 케이스 재미있게 보셨나요?

급여가 불만이 '아닌' 사람은 사실 매우 소수입니다.

(2019 잡플래닛 HRLabs 조사결과 보상의 합당성을 묻는 질문에 긍정응답은 11.6%에 그침)


그리고 회사가 개인이 원하는 대로 급여를 다 맞춰 줄 수도 없지요.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평가와 보상에 대한 올바른 원칙을 세우는 것이 더 큰 과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회사가 '돈 버는 곳'이라는 것 이외에도 많은 의미가 있는 곳이 되도록 하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다음번엔 <뭣이 중헌디?> 정도의 타이틀로 돌아올게요.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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