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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t Jobplanet Mar 22. 2021

드디어 왔다, 주 4일제

주 4일제에 대한 기대와 현실 (feat. 주 4일제 설문 결과)

 

정열의 나라, 스페인 


스페인이 세계 최초로 정부 차원에서 주 4일 근무제 시범 사업 추진을 논의한다 합니다. 큰 피해 없이 근무시간을 단축할 수 있도록 기업의 지출비용을 첫해 100%, 다음 해 50%, 마지막 해엔 33% 보상하는 내용인데요. 노동시간의 단축이 급여나 일자리의 손실을 가져다주지 않는다는 결과를 보고 싶다고 하는데 코로나 19로 위기를 겪고 있는 와중에 미친 짓을 한다며 비난하는 목소리도 있답니다. 


 우리나라 역시 최근 들어 주 4일제에 대한 논의가 계속되고 있는데요. 주 5일제가 도입된 지 16년이라는 세월이 흐른 만큼 여기저기서 관련된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하는데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주 4일제 근무가 정말 도입될까요? 아니, 도입은 당연하고 이젠 시간문제인 걸까요?  


끊이질 않는 궁금함에 저희 잡플래닛이 2주 전, 인사담당자(경영진)와 근로자에게 주 4일제 도입에 관해 여쭈어 봤습니다. 공감이 되는 이야기도, 오 이렇게 볼 수도 있구나 하게 만드는 것들도 있어 여러분들께 결과를 공유하려 합니다. 

*인사담당자(경영진) 248명, 근로자 668명의 응답을 바탕으로 분석되었으며 자세한 응답자 정보는 글 하단에서 확인해주세요.




0. 현재 주 4일제 도입(경험)은 10% 미만에 그쳐

자료 0. 주 4일제 도입 여부

 인사담당자의 6.0%, 근로자의 9.6%가 주 4일제를 도입하거나 경험했다고 응답했는데요. 이들에 앞서 대부분의 사람들과 처지가 다르지 않은(?) 주 4일제 무경험자들의 응답을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1. 주 4일제에 찬성하는 근로자는 97%. 워라밸 향상이 가장 큰 이유

 

자료 1. 주 4일제 찬성 여부와 그 이유(근로자)

 근로자의 97.0%는 주 4일제 도입에 찬성한다는 입장인데요. 찬성의 이유로 워라밸과 생산성이 향상될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적게 일하고 많이 벌고 싶다는 솔직한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반대하는 인원은 소수(3.0%)에 불과하지만, 그 이유로 급여 감소나 도입이 어려운 직종과의 형평성 문제를 꼽았습니다. 



1-1. 자사 도입에 찬성하는 근로자는 살짝 감소한 94.9%. 줄어들 급여 걱정

자료 2. 자사의 주 4일제 도입 찬성 여부와 그 이유(근로자)

 주 4일제 자체에 대한 찬반 여부와 무관하게 당장 우리 회사에 도입된다면 어떻게 생각할까요? 제도에 찬성하는 비율(97.0%) 보다 살짝 감소한 94.9%가 자사의 주 4일제 도입을 찬성했는데요. 근무일수가 줄어들더라도 실제 업무를 수행하는 데엔 아무 문제가 없고, 업무와 삶 양측의 만족도 역시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랍니다.

 다만, 줄어들 급여에 대한 걱정도 빼놓을 순 없죠. 또한 지금도 업무량이 너무 많아 4일만으론 감당이 안될 거고, 애초에 도입이 불가능한 업종이라는 보다 현실적인 이유들이 우리 회사에의 도입을 주저하게 만들었습니다.



1-2. 근로조건에 변동이 없다면, 97.0%가 주 4일제 도입에 찬성

자료 3. 근로조건 변동이 없을 경우 찬성 여부(근로자)

 주 4일제 제도 자체나 우리 회사에 도입한다고 했을 때 가장 큰 반대 이유로 뽑혔던 게 급여 감소에 대한 우려였는데요. 만약 급여나 연차와 같은 근로조건에 변동이 없으면 자사에의 도입을 찬성하냐 물었더니 그 비중이 다시 증가해 97.0%의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예상했듯 근로조건의 변동이 주 4일제에 대한 생각에 어느 정도 영향력을 끼치는 것으로 보입니다.




2. 주 4일제 도입을 고려하는 곳은 12.5%에 그쳐. 업무 일정 문제가 가장 커

자료 4. 주 4일제 도입 고려 여부와 도입의 장애물(인사담당자)

 한편, 주 4일제 도입을 고려하는 곳은 12.5%에 불과했습니다. 주 4일제 도입을 찬성하는 근로자는 95%에 달하는데 말입니다. 업무 일정 지연이나 줄어들 생산성, 불가능한 업종 특성이 가장 큰 장애물이네요. 

기타 의견으로는 경영진의 관심(의지) 부족과 생산성에 대한 의심, 노조와의 문제, 거래처/고객사의 업무 방식 등이 언급되었습니다.



3. 근로자는 추가 채용 없이 업무량 유지를, 인사담당자는 연차 50% 이상 소진을

자료 5. 조건에 따른 주 4일제 찬반 여부

 4가지 조건을 제시하고, 각각의 조건에 따라 주 4일제 찬반 여부를 물어봤습니다. 근로자는 추가 채용 없이 업무량을 유지한다는 조건에서 가장 높은 찬성률을 보였지만 인사담당자의 찬반 비중은 비슷했습니다. 반면 인사담당자는 연차를 50% 이상 소진한다는 조건에서 그나마 가장 높은 찬성률을 보였지만 근로자의 반대율은 60.1%로 매우 높았습니다. 회사와 직원의 입장 차이가 가시적으로 보이는 듯 하지만 근무 시간이 감소한 만큼 급여가 감소되는 조건은 근로자와 인사담당자 무관하게 가장 높은 반대율을 보이고 있네요. 인사담당자도 어쩔 수 없는 근로자인가 봅니다.



3-1. 근무시간을 늘리는 등 운용 정책 변경으로 추가 채용 필요성 제거가 가장 현실적

자료 6. 현실적인 인력 운용 방법(인사담당자)

 주 4일제 시행 시 일 근무시간을 10시간으로 조절하는 등 운용 정책 변경을 통해 추가 채용의 필요성을 제거하는 방법이 가장 현실적인 인력 운용 방식이라고 인사담당자들은 말했는데요. 바로 위 '자료 5'를 확인해보니 해당 조건에 반대하는 근로자가 약간 더 많긴 하나 찬성율도 42.1%로 그렇게 낮은 수치는 아니네요.






이제 현실을 알아봅시다. 주 4일제 유경험자들의 이야기 시작합니다.


4. 주 4.5일제 형태로 운영하는 곳이 가장 많아

자료 7. 주 4일제 경험(도입) 여부와 상세 유형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근로자의 9.6%, 인사담당자의 6.0%가 주 4일제를 경험하거나 도입했다고 응답했는데요. 주 5일에서 4일로 가는 과도기에 위치한 만큼 그 상세 유형으로는 주 4.5일제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주 4일제지만 주 40시간 근무하는 형태도 일부 존재하며 그밖에 주 3일, 주 4.75일 등도 함께 언급되었습니다.



5. 급여 감소 없이 근로시간만 단축한 케이스 多. 성과 위주의 평가가 가장 큰 변화

자료 8. 주 4일제 운영방식과 달라진 근로조건 

 실제 주 4일제 운영 방식으로는 급여 변화 없이 근로시간만 감소된 경우가 가장 많았습니다. 도입을 반대하던 가장 큰 이유였는데, 조금은 안심이 될까요?

인사담당자는 주 4일제 도입 이후 변경된 근로조건으로 인사 평가 기준의 변화를 가장 많이 선택했습니다. 근태보다 성과와 실적 위주의 평가로 변경했다는 겁니다. 2위를 차지한 기타에서는 달라진 근로조건이 없다는 의견이 대다수를 차지했습니다. 

 


6. 추가 채용은 없었으나 업무량은 동일하고 근무시간은 줄었음

자료 9. 추가 채용 여부와 업무량 및 근무시간 변화(근로자)


 과반 이상이 인력 보충을 위한 추가 채용이 없었다고 응답했습니다. 추가 채용이 있더라도 주 4일제 전환에 따른 인력 보충을 위해서는 아니였다고 하네요.

한편 업무량은 이전과 동일하고, 근로시간은 이전에 비해 줄었다는 응답이 가장 높게 나타났습니다.



7. 근로자 曰 워라밸이 높아졌지만 근무시간 내 업무 강도가 세진 것이 가장 큰 단점

자료 10. 주 4일제의 좋은 점과 나쁜 점(근로자)

 주 4일제를 겪어보니, 무경험자들의 예상처럼 워라밸과 생산성이 좋아졌다는 게 가장 큰 장점으로 뽑혔습니다. 취미/여가활동을 누릴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요. '그 밖에 일 하는 사람 안 하는 사람이 구별된다', '어차피 주 5일 해도 야근하지만... 주 4일로 일하면 그나마 상사들은 쉬는 날 쉬니까 컨펌이 빨라서 좋아요'라는 약간 웃픈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반면 근무시간 내 업무강도가 세진 것이 가장 큰 단점으로 뽑혔습니다. 업무량은 이전과 동일하고, 근무시간이 줄어들었다는 6번의 결과를 보면 그다지 놀라운 결과도 아닌데요. 이와 더불어 휴일근무, 야근이 늘었다는 응답도 2위를 차지했습니다. 기타 의견으로는 '놀고먹는 조직원이 더 대놓고 놀고먹기 시작했다', '회사가 망했음', '협업하는 인원의 부재로 업무 진행에 어려움 존재'라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8. 인사담당자 曰 직원들의 회사 만족도와 생산성 향상이 가장 큰 변화

자료 11. 주 4일제 도입 이후 변화(인사담당자)

 다행히도 생산성이 올라갔다는 건 직원들만 체감하는 이야기는 아닌가 봅니다. 인사담당자 역시 직원들의 회사 만족도와 함께 생산성이 올라갔다고 응답했습니다. 물론 그 다음으로 느슨해진 분위기 등 생산성이 저하되었다는 이야기가 나오긴 합니다만, 주 4일제 도입 이후의 변화로 긍정적인 내용이 1, 2위를 차지했다는 것이 눈에 띄네요. 그밖에 '기업 복지문화로 자리 잡아 채용 시 유리'하다는 응답도 존재했습니다.



9.  타사 사례 등 필요한 정보가 부족한 것이 유지하는 데 가장 큰 어려움

자료 12. 주 4일제 유지의 어려움(인사담당자)

 주 4일제가 여러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실제 도입해 운영하는 데 있어선 그만큼 어려운 점이 많을 텐데요. 우선 타사의 사례 등 필요한 정보가 부족한 점이 가장 큰 어려움으로 뽑혔습니다. 이어 현재의 정책/제도가 주 5일제 기준으로만 설계된 점 2위로 뽑혔습니다. 기타 의견으론 특별히 어려운 점이 없다는 게 대다수를 차지했습니다.



10. 그래도 주 5일제로 복귀하진 않을 것

자료 13. 주 5일제로의 복귀 고민(인사담당자)

이래저래 주 4일제가 낳은 부작용과 더불어 운영상 어려운 점도 있지만 그래도 주 5일제로의 복귀를 고민할 만큼 크지는 않은가 봅니다. 인사담당자의 60%가 주 5일제 복귀를 고민하지 않고 있는 반면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경우는 13.3%에 그쳤습니다. 물론 낮은 수치는 아니지만 주 4일제가 아직 제대로 정착되기 전이라는 걸 감안하면 그래도 선방한 거 아닐까요?






  설문 결과를 봤을 때, 주 4일제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가 마냥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는 아닌 것 같아 보입니다. 이미 사회는 근로시간 단축, 유연근무 활성화 등 개인의 삶에 더 초점이 맞춰져 이동하고 있었고 그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코로나19라는 변수를 만나 속도가 더 빨라졌을 뿐입니다. 주 4일제 적용이 불가능한 직종/업종과의 형평성, 생산성 저하, 경영진의 의심 등의 높은 산을 어떻게 해야 크게 다치지 않고 넘을 수 있을 지 충분한 고민과 준비가 필요해 보입니다. 저희 잡플래닛도 더 행복한 직장인과 기업이 많아질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



참고 - 응답자 통계


인사담당자(경영진) : 248명

[인사담당자(경영자)] 응답자 통계


▶ 근로자 : 668명

[근로자] 응답자 통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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