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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봄소리 Jan 28. 2017

벤자민 프랭클린의 글라스 하모니카

Philadelphia - Benjamin Franklin Museum

필라델피아하면 브루스 스프링스턴의 읊조리는듯한 음색이 매력적인 노래 Street of Philadelphia 에서 느껴지는 차가운 공기, 회색빛 도시 느낌이 떠오르곤 했었다. 하지만 필라델피아는 그 무엇보다 미국에서 '독립(Independence)' 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는 도시였다. 영국으로 부터의 독립 운동을 할 당시의 중심이 되었던 도시이고, 1790년부터 10년 동안 연방의 수도이기도 했었다. 


필라델피아는 우리에게 프랭클린 다이어리로 익숙한 벤자민 프랭클린이 청년시절부터 활동한 장소이기도 했었다. 필라델피아의 벤자민 프랭클린 박물관을 찾아가면 다재다능했던 프랭클린의 업적을 만나볼 수 있다. 정치인, 외교관, 과학자, 발명가, 인쇄업자, 언론인, 사회 활동가, 정치 철학자, 사업가 등 정말 대통령 빼고는 다 해본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백달러 지폐에 벤자민 프랭클린의 초상화가 그려져 있는 것만 보아도 그의 업적의 대단함을 짐작해볼 수 있다. 


백달러의 모델이기도 한 벤자민 프랭클린


프랭클린은 자신의 삶의 목표를 대통령이나 정치가, 사업가가 아닌 완전한 인격자가 되는 것으로 결심을 한다. 그래서 그 목표를 위해 13가지의 덕목을 정해놓았다. ‘절제, 침묵, 질서, 결단, 절약, 근면, 진실, 정의, 중용, 청결, 침착, 순결, 겸손' 이 바로 덕목 리스트이다. 


그는 인격자가 되겠다는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계획서를 작성하여 매일 꼼꼼히 체크했다. 그렇게 열심히 살다 보니까 그는 어느 순간에 과학자가 되어 있었고, 상원의원이 되어 있었으며, 나라의 중요한 일을 맡게 되었다. 그리고 끊임없는 아이디어로 실용적인 제품을 만들고 학교, 우체국, 도서관, 소방서 등을 설립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었다. 


벤자민 프랭클린 박물관의 모습들. 다양한 인터렉티브 전시로 어린이도 흥미롭게 관람할 수 있다. 


프랭클린의 발명품 중에서 악기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다양한 크기의 컵에 물을 담아 손가락으로 컵 둘레를 문질러 소리를 내는 악기에서 발전한 글라스 하모니카(아모니카)는 1763년 벤저민 프랭클린이 만들었다. 벤저민 프랭클린이 고안한 크고 작은 순서로 늘어놓은 유리그릇들을 묶어 만든 글라스하모니카는 크기 순으로 유리그릇들을 배열한 뒤 회전하는 가로축으로 중앙을 꿰어 페달로 돌릴 수 있게 했다. 이 악기는 그릇의 크기를 세심하게 조정하고 배열해서, 물로 조율하는 것보다 더 정확한 음계를 연주할 수 있게 되었다.  


벤자민 프랭클린 박물관에 전시되어있는 글라스 하모니카


글라스 하모니카는 18세기 전반에 걸쳐 유럽에서 유행했는데, 모차르트와 베토벤도 표현력이 풍부한 이 악기를 위해 곡을 썼다.  글라스 하모니카는 1830년대까지 인기를 누렸으나, 당시 이 악기가 사람들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우려도 상당했다. 떨리는 그릇에 민감한 손가락을 계속 접촉시켜야 하고, 극도로 높은 음역의 소리를 계속 들어야 한다는 점이 원인으로 거론되었다. 어떤 사람은 연주자들이 유리그릇에 함유된 납에 중독되었을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현대에는 납을 함유하지 않은 석영으로 그릇을 제작하고 있고 

악기가 복원 생산되면서 원전연주도 늘어났다. 21세기에도 많은 유리 악기 연주자들이 고전주의와 낭만주의 레퍼토리를 발굴하여 연주, 녹음해 왔으며, 새로운 레퍼토리도 계속 창작되고 있다고 하니 반가운 일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eEKlRUvk9zc

작곡가 William Zeitler 가 설명하는 글라스 하모니카


https://www.youtube.com/watch?v=2_1ADpVj9wU

모짜르트가 작곡한 글라스 하모니카 곡


직접 들어보면 고요하면서도 맑은 음색이 신비롭다. 차이코스프스키의 사탕인형의 춤이나 해리포터 테마를 글라스 하모니카로 연주된 곡을 들으면 신비로운 분위기가 한층 더 생동감이 느껴진다. 


https://www.youtube.com/watch?v=eQemvyyJ--g

차이코프스키의 사탕 요정의 춤을 글라스 하모니카로 연주하는 영상


벤자민 프랭클린은 난로, 흔들의자, 피뢰침, 이중초점 안경 등 수많은 발명품을 만들었음에도 단 한 건도 특허를 받지 않았다. 이는 발명은 대중에 대한 봉사이며, 공익의 발전에 도모해야 한다는 그의 철학이 있었기 때문이다. 벤자민 플랭클린 박물관에서 글래스 하모니카라는 특별한 악기의 재발견 외에도 벤자민 프랭클린의 삶의 철학으로 부터 많은 배움을 얻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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