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터커피'의 시그니쳐 메뉴 '게이샤 진 토닉'
9월의 어느 저녁, 오랜만에 성수동을 찾았다.
도쿄에서 ‘버브 커피(vervecoffee roasters)’의 ‘카페 토닉’을 경험하고, 그 인상이 매우 강렬해 서울에서 토닉워터 커피를 내는 몇몇 카페를 찾아갔던 적이 있다. ‘버브’의 감동을 다시 느끼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때 들렀던 카페들 중에서는 ‘센터커피’의 ‘게이샤 진 토닉’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오랜만에 성수동을 찾은 이유다.
‘센터커피’가 위치한 동네의 분위기는 정답다. 골목은 한적하면서 아기자기하다. 그 가운데 서있던 평범한 주택을 개조한 ‘센터커피’는 오픈 당시부터 화제였다. 배우 배용준이 투자하고, 컨셉 등 카페 기획 단계부터 직접 참여했기 때문이다. 주말에는 일본 관광객들까지 일부러 찾아온단다.
센터커피는 2개 층으로 되어 있는데, 2층은 옆 건물과 연결해 그 곳의 옥상을 루프탑으로 쓰고 있다. 카페는 서울숲을 마주하고 있다. 덕분에 2층의 큰 창에서는 공원이 시원하게 내려다 보인다. 서울 한 복판에 서 있지만 서울이 아닌 듯, 빛나는초록을 바라보며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이다. 카페 내부는 인더스트리얼 컨셉으로 디자인했다. 전체적으로 화이트톤을 활용해, 공간은 모던하면서도 환한 느낌이 지배적이다.
약 1년만에 ‘게이샤 진토닉’을 마셨다.
‘게이샤 진 토닉’은 카페의 ‘시그니쳐 메뉴’다. 토닉워터에 에스프레소 대신 게이샤 콜드브루를 더했다. 여기에 20ml의 드라이진을 넣고 말린 라임과 레몬을 얹어 완성했다. 커피면서, 칵테일이다. 1oz 안 되는 진은 전체적으로 밸런스를 잡아주고 깔끔하게 마무리해주는 느낌이다. 음료는 다크초콜릿에 은은하게 시트러스 티 같은 뉘앙스를 보인다.
‘센터커피’를 찾았을 때에는 해가 서쪽으로 넘어가고 있었다. ‘게이샤 진 토닉’은 술이 첨가된 칵테일이기 때문일까, 한낮 보다는 이러한 저녁 무렵에 더욱 잘 어울리는 메뉴라고 하겠다. 전체적으로 청량하고 산뜻해서 창 밖을 바라보며 한 잔을 금세 비우게 된다. 퇴근길 하루를 정리하며 가볍게 즐기면 좋겠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