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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e Han Feb 25. 2022

켄터키 프랑크 쫀쫀해요 빠밤

Aug. 28, 2019

내가 가공식품의 맛을 즐기게 된 건 신서유기 시즌4 이후였던 것 같다. 원래 햄이나 소시지를 즐기던 사람이 아닌데, 방송에서 규현이 맥주에 곁들여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자마자, 편의점으로 달려가 그가 먹었던 것과 최대한 비슷해 보이는 핫바와 맥주 한 병을 샀다. 어릴 때 집에서 반찬으로 비엔나소시지나 돈가스를 싸주셔도 반 친구들에게 다 나눠주고 그들의 채소 반찬을 집어먹었던 나는 이렇게 이 짭조름한 소시지와 찝찌름한 맥주의 달콤한 조합을 알아버렸다. TV를 잘 보지 않고 늘 건강한 식단으로 살아온 아내가 나를 위해 마트에서 소시지를 가끔 사는 것도 내가 저녁을 먹으며 신서유기를 찾아 보여주기 시작한 이후다. 이런 소소한 먹거리 하나로 남편의 기분이 좋아진다는 걸 잘 알게 되었으니까.


"여보, 그런데 소시지 허리가 왜 끊어졌어?"

"아아아악, 사진 찍지 마! 예쁘게 다시 구워줄게!"


그래 여보, 앞으로는 가운데 가르지 말고 조금 더 길쭉하게 부탁해요! 나 까다로운 남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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