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생일을 맞아 받았던 생일 케이크가 수십 개지만 기억 속에 그 형태나 맛이 또렷하게 남은 것은 정말이지 단 하나도 없다. 분명 받아먹을 때에는 "맛있네!" 하며 방정도 떨었겠지만, 돌이켜보면 독특한 맛을 내던 것도 현란하게 멋을 부린 것도 거기서 거기였던 듯하다. 그러니 케이크에 대해 떠오르는 특별한 인상이 없지.
이렇게 케이크에 무심한 내 생일이 다가오자 아내는 고민 꽤나 했던 것 같다. 미국에서 특별하게 여기는 40번째 생일이라 더 신경이 쓰였고, 미국에서 함께 맞는 첫 생일이어서 더욱 기억에 남을 케이크를 선물하고 싶었을 테지. 그런데 동네 빵집 다 뒤져도, 한국에서 먹던 것보다 맛도 모양도 볼품없으니 답이 안 나왔을 것이다.
센스쟁이 아내는 이런 환경에서 기지를 발휘해 특별한 생일 케이크를 준비했다. 아, 수박 대장에게 이 케이크는 세상 최고의 맛이지! 아아아아아아앙~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