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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e Han Jan 06. 2023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펭귄

Dec 4, 2019

그때의 펭수는 우리에게 까스명수 같은 존재였다. 사실 2019년~2020년 사이 펭수는 신드롬이었지. 연말 시상식이나, 보신각 타종 행사에 아무나 참석하는 건 아니니까. 어쨌든, 우리 부부는 저녁밥 먹을 때 자연스럽게 유튜브를 열었고 펭수를 검색했다. 새로운 콘텐츠가 업데이트되지 않았으면 전에 봤던 편이라도 돌려봤다. 그렇게 펭수의 익살스러운 모습을 보면, 하루를 보내며 쌓인 스트레스가 모두 소화되는 기분이었다.


이모티콘에 돈 쓰는 게 아까운 나, 그런 나보다 이모티콘에 더 관심 없는 아내였지만, 나는 '펭수' 이모티콘을 검색하고 결제를 눌렀다. 꼬박꼬박 영상을 챙겨보고, 노래까지 따라 부르는 아내에게 펭수보다 나은 콘텐츠는 없었으니까. 일을 하다가, 길을 걷다가 누군가에게 카톡을 보낼 때 적어도 가벼운 기분 전환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아내는 이제 펭수 이모티콘을 사용하지 않는다. 나도 더 이상 펭수 영상을 찾아보지 않는다. 그래도 그때를 생각하면 펭수만큼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낄낄거리며 하루에 쉼표를 찍을 수 있는 콘텐츠도 없었던 것 같다. 내가 라바를 보여주거나, 아내가 강아지 영상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흥미의 지속성이 없다. 가끔 펭수가 그리운 이유다. 우리 부부에게 소화제 같은 콘텐츠는 또 무엇이 있을까?


< 출처: 카카오 이모티콘 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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