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우리 둘이 만나 새로운 경험을 하기도 하지만, 서로 다른 우리의 친구들을 만나 더욱 낯선 경험을 하기도 한다. 떡볶이는커녕 짬뽕도 먹지 않는 내가 매운 소스 바른 치킨 먹기 게임을 하게 될 줄이야. 우리를 초대한 아내의 동료는 이 날을 위해 준비한 소스 10가지를 꺼내, 강도에 따라 차례로 줄지어 세웠다. 대체 이런 게임을 왜 할까 하는 의문과, 이래 봬도 한국인인데 미국 친구들에게 질 수 없다는 괜한 각오가 교차했다. 아내를 포함한 여성 참가자들은 3단계 즈음에서 포기했고, 매운 소스를 견디는 스스로가 대견한 남자 참가자들은 5단계 즈음부터 소스를 클리어할 때마다 하이파이브를 했다.
조금 더 버텨볼까 하다가, 나는 8단계 Da'Bomb에서 도전을 멈췄다. 이 정도도 잘 한 거지. 아내는 대견하다는 듯 웃었다. 우리가 앞으로 이런 게임을 또 즐길 날이 올까? 글쎄. 그래도 아내의 동료가 아니었다면 평생 해보지 못했을 경험인 것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