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한번 되보려고 일요일 아침부터 별 쓸데없는 얘기를 쓰고 있는 아재
아재퀴즈라는 것이 있다. 요즘 젊은이들은 알수 없는 그시절에 유행했던 거 물어보는 거다.
강백호는 야구선수가 아니고, 농구선수 였는데 말임다. 왼손은 거들뿐, 리바운드 왕 강백호!!!
대통령선거의 반대말은 ? 하고 물어보면 아무렇지도 않게 대통령 앉은거라고 쿨하게 답할 수 있는 세대.
아재입맛 테스트 라는 것도 있다. 메뚜기, 돼지껍데기, 생간 등 34개 음식을 나열해서 먹을 수 있는 갯수로 신생아 부터, 아재, 뼛속까지 아재를 구분하는 것이다.
아재의 세상과 젊은이들의 세상이 크게 달라지는 것은 그 표현하는 언어의 차이일 것이다.
요즘 축약어는 우리 아재들이 알 방법이 없다. 디씨인사이드(헉? 혹시 이걸 모르시나요? 요즘 디씨 말고 옛날에도 있었는데???)나 어디 게시판에서 젊은이들이 자기들끼리 쓰는 단어를 아재들이 알 방법이 있을 턱이 없다. 이건 아지매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회사다니는 사람들은 가끔씩 젊은 사람들하고 카톡이라도 하니 적어도 어느 정도는 접할 기회도 있긴 하다.
부캐라는 말이 유행된지 꽤 된 것 같다. 그러니, 아재 아지매들도 이제는 그게 뭔지는 안다.
원래 "부캐" 뜻은 본래 게임에서 널리 사용되던 용어로 부캐릭터 (Alternate Character, Smurfing)의 줄인 말로 이는 온라인 게임에서 본래 사용하던 계정이나 캐릭터, 즉 본캐릭터(본캐)가 아닌 새롭게 만든 캐릭터를 뜻한다. 사실 온라인 게임 안하는 사람들은 이걸 알 턱이 없는 것이다. 왜 이걸 만드냐면 새로운 캐릭터를 키움으로써 본 캐릭터로는 해보지 못한 콘텐츠를 즐기고 싶거나, 본 캐릭터로 더 이상 게임을 할 수 없는 등의 상황에 대비해 만드는 것이다.
근데 요즘은 그 뜻이 일상생활로 사용이 확대되면서 '평소의 나의 모습이 아닌 새로운 모습이나 캐릭터로 행동할 때'를 가리키는 말로 사실 표현하는 방식만 달랐지, 부캐는 늘 존재한 것이다. 굳이 온라인게임, 메타버스나 유투버로 또는 블로거에서 활동하는 자신의 다른 캐릭터라고 통용되나, 우리는 늘 부캐와 함께 살아오고 있다.
학생이면서, 아들 딸. 남자친구의 여자친구. 할아버지의 손자손녀. 친구들의 절친.
우리는 늘 다양한 캐릭터로서 삶을 살아가고 있다. 물론 지금의 본캐, 부캐와는 다소 의미상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우리는 늘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고 있는 인생이라는 무대의 연기자다.
오십둘. 서울 집놔두고 전세사는 대기업 부장. 아내의 남편. 부모님의 아들. 자녀들의 아버지. 교회안에서 성도. 매주 다락방에서의 순원. 신입사원시절 부터 친했던 후배의 직장선배. 대학동창들의 오래된 친구. 고등학교 친구들에겐 더 오래된 친구. 중국말 잘하는 대기업 영업부장. 브런치 작가데뷔하려고 이것저것 말도 안되는 글을 주저리주저리 적어내려 가는 작가지망생... 등등.
이렇게 나열하다보니 나의 본캐는 도대체 뭔가?
아. 헷갈린다. 나는 부캐만 있는 건 아닐까? 나는 = 총합(부캐1 + 부캐2 + 부캐3 + ...) 인가? 아니면 나는 = 본캐 + 부캐1 + 부캐2 + 부캐3 인가? 아니면 나는 = 나 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