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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턱대고 텃밭 일기(3) - (D+13) 이랑 만들기







20160903_170841.jpg 각자 본인의 텃밭을 일구는 중이다.



내가 남원 산내마을에 1주일 동안 머물면서 여럿 농사를 배우고 경험했다. 기본 벼농사부터 토마토 가지치기, 고구마 심기 등 농사의 기본을 아주 얕지만 몸에 익혔다. 시골이 없었던 내게 대학교 때 농활이 농사의 전부였다. 그 시절, 기억에 남는 거라곤 새참 먹다가 술에 취해 길바닥에서 잔 게 전부다. 분명 무언가를 심고, 캐고 했을 텐데 말이야. 디폴트 되어 다시 시작해야 했다. 시골살이 학교에서 배운 농사의 기본은 무농약, 친환경 농법이다. 강사로 나선 나무 형님도 이를 바탕으로 벼, 고구마 농사를 하는 귀농인이다. 그가 언급한 내용을 요약해보면,



■ 식물에 필요한 것
1) 물: 흐르는 민물(미네랄 풍부)은 전체 물의 0.8 ~ 0.9% 밖에 안된다. 빙하 60~70%, 지하수 20~30% 등등2) 빛(온도, 광합성): 예를 들어 고추는 16~35도가 적합
3) 흙(땅): 비료, 퇴비, 유기질, 무기질, 거름, 지렁이
4) 바람: 여름엔 남동풍, 겨울엔 북서풍, 작물을 심을 땐 맞바람 받지 않게



■ 친환경 농법
1) 농약 기준치의 1/3 (약 10%)
2) 비료는 쓰되, 농약은 사용하지 않는
3) 유기농 재배 (약 0.9%)

* 박정희가 제일 먼저 진행한 게 경제개발 5개년 계획 → 녹색 혁명 (비료, 농약-독) → 도시 공장(노동인력)으로 보내고 빈자리를 비료, 농약으로 채움


20160903_170855.jpg 모래를 퍼내고 남은 흙을 뒤집었다.



결국은 식량주권을 찾아서 ‘믿을 수 있는 농산물로 먹고 살아가자’를 강조했다. 작지만 소중한 실천을 난 이 텃밭에서 시작했다. 영양분 높은 땅에서 첫 재배를 하고 싶었지만, 초보에게 이도 허락하지 않았다. 밭 같지 않은 땅을 1차로 뒤집어 정리하고 사일이 흘렀다. 오늘은 모종이나 씨앗을 심을 수 있는 토양으로 완벽하게 만들어주는 작업을 할 예정이다. 처음에는 돌을 고르고 땅을 평탄하게 다지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닌가 보다. 다른 밭을 보니 ‘이랑’을 만들었다. 나 또한 대세를 따르기로 했다. 나중에 알았는데, 이랑을 만드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먼저 사람이 다닐 수 있는 길을 만드는 목적, 작물이 물에 고여 썩지 않게 하기 위함, 줄에 맞춰 작물을 심기 때문에 물을 주거나 비료를 주는데 편리하고 통풍도 잘 되는 이점이 있었다.



20160903_172238.jpg 4개의 이랑을 만들었다.



내 텃밭의 큰 문제는 ‘모래’다. 저번에는 혹시 몰라서 일단 덮어뒀는데, 다른 분께 물어보니 없애는 게 낫다고 해서 과감히 파냈다. 삽으로 위의 모래를 퍼내고 흙을 뒤집어 줬다. 흙이 어느 정도 혼합된 후, 화학 비료 대신 천연 균을 일정하게 뿌려서(5kg 정도) 흙에 접종했다. 마무리로 자연 효모 활동을 돕기 위해 내 땅에서 뽑았던 잡초를 텃밭에 덮어줬다. 그리고 1주일의 시간을 줬다.



20160903_172705.jpg 마지막으로 배양한 균이 잘 번식하도록 뽑았던 잡초를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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