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강의 <장진주사>
한 잔 먹세그려, 또 한 잔 먹세그려
꽃 꺾어 셈하면서 무진무진 먹세그려
이 몸 죽은 후에
지게 위에 거적 덮어 졸라매어 지고 가나
화려한 꽃상여에 만인이 울며 가나
억새, 속새, 떡갈나무, 백양 속에 가기만 하면 누른 해, 흰 달, 가는 비, 굵은 눈, 쌀쌀한 바람 불 때
누가 한 잔 먹자 할꼬
하물며 무덤 위에 원숭이 휘파람 불 때 뉘우친들 무엇하리.
송강의 <장진주사>.
봄에 공원 벤치에 앉아, 아카시아 나무 잎을 따다가, 자신이 들고 있는 잎(잔)만큼 마시자고 했던 적이 있다. 그 날은 나름 낭만이 테마였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