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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eunny Oct 25. 2017

#벌써 2년

베를린에서 나의 업

어제 부로 회사에서 일한 지 2년이 되었고, 휴가가 하루 더 늘었다.

2년 전, 출근 3일 전에 베를린에 도착했던 나는 민박집에서 만난 진경언니와 함께 빛 축제를 보러 왔었다. 긴장 반, 설렘 반으로 빛 축제를 보던 때가 아직도 생생하다.



2년 동안 나의 회사 생활을 돌아보면 참 많이 실수하기도, 배우기도 했던 것 같다.

특히 모국어가 아닌 언어로 디자인 팀 동료들과 사용성을 고려해 UX flow를 만들어내고, 개발자와 프로덕트 매니저들을 설득해서 원하는 결과물을 얻어내는 것이 가장 내가 분투했던 부분이었던 것 같다. 한국에서도 브랜드 에이전시와 사내 마케팅팀 디자이너로 일한 적이 있지만 베를린에 와서 처음으로 소프트웨어 디자인을 하면서 많은 데이터를 시각적으로 잘 읽히고, 응용하기 쉽게 하는 것을 고려하는 논리적인 사고를 하게 되기도 하였다. 그 외에는 독일인, 이탈리아인, 프랑스인, 이탈리아인, 미국인, 호주인, 이집트인, 이스라엘인 등 15개국의 다국적 회사 사람들과 함께 일한 경험이 되겠다.


처음에 지금 다니는 회사를 선택한 이유는 나와 인터뷰한 상사 때문이었다.

브라질인이었던 그녀는 나와 공통점이 많았다. 우리는 둘 다 Fablab에서 여러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도 했었고(그녀는 바르셀로나, 나는 서울), 항상 무언가 배우고 있었다.(우리 둘 다 독일어보다는 코딩을 좋아하는 이상한 취향을 가졌다) 처음 회사 생활 1년 동안 그녀에게 많이 배웠고, 그녀는 1년 후에 런던 구글로 이직했다. 이직하고 1달 후에 Medium(미국 블로그 플랫폼)에 그녀가 글을 올렸는데, 중견기업 회사에서 자기가 일하면서 느꼈던 점을 올렸다. 항상 Maker로 무언가를 만들던 그녀가 처음으로 회사의 제품(소프트웨어)을 MVP로 빠르게 만들고 수정하면서도, 제품을 효율적으로 성장시키는 업무를 하면서 3년 동안 배웠던 점에 관한 내용이었다. 그녀는 디자인을 하면서 마케팅팀을 리드했고 개발자 회의에 참여해 조금 더 UX를 고려한 개발을 하게끔 설득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그녀의 가장 본받을 점은 그녀는 누구나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이었다. 모든 직원들이 그녀를 좋아했는데, 그녀는 항상 긍정적이고, 상대방을 배려하면서도 정확한 이유를 들어서 설득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큰 그림을 먼저 파악해서 사업의 모든 구조를 잘 연결했다. 그래서 많이 배우기도 했고, 커리어 방향을 그녀를 보면서 세우기도 했다.



아직 2년 후, 3년 후의 커리어를 정확하게 계획하기는 어렵지만, 앞으로도 더욱 많이 배우고 싶다. 이제까지 실수하고 부딪치고 도전해 왔던 것처럼 계속 그렇게 해볼 생각이다. 아인슈타인은 '매일 똑같은 일을 반복하면서 새로운 일이 일어날 거라 기대하는 것은 정신병 초기증세다'라고 했다. 그리고 Maker의 자세로 계속 새로운 도전을 하지 않으면 10년 후에 로봇 혹은 AI를 이기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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