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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천협회 윤범사 May 11. 2019

달인, 무술을 전수하다

조벅에서 이국인과 교류하기

처음 도장을 찾은 이유는 조벅에서 봉사활동을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보수를 받지 않고 무술로 자원봉사를 하려면 널리 알려진 태권도를 할 줄 알면 좋았을 텐데 안타깝게도 군대에서조차 태권도를 해본 적이 없었을뿐더러 태권도장을 알아보지도 않았다. 왠지 태권도장에는 한국인 사범만 있을 것 같았고 다른 무술로 혼란을 주고 싶지가 않았다. 눈에 띄는 대로 쿵후도장과 가라데 도장을 찾아가서 사범들에게 기천을 배워보지 않겠냐고 물어본 것이 7월 말이었다.  


가라데를 가르치는 백인 사범

샌턴 주간지에 인터뷰를 실었던 쿵후 사범은 태극권을 같이 가르치고 있었다. 무보수로 한국 전통무예를 가르치고 싶다고 했더니 움직임이 강한지 부드러운지를 물어보았다. 기천의 움직임은 강하면서 부드럽다고 했더니 본인의 스승이 엄격해서 다른 무술을 받아들이기가 어렵다고 했다. 알았다고 하고 바로 가라데 도장을 찾아가 교육이 끝나기를 기다린 후 간단히 소개를 하니 배워보고 싶다고 했다. 됐구나 싶어서 8월 초부터 시작하는 것으로 일정을 잡고 룰루랄라 기분 좋게 집으로 돌아온 기억이 난다.  


결론적으로 얘기하면 가라데 도장 건도 무산되었다. 이런저런 이유로 지도사범이 일정을 미루다가 연락이 끊어졌다. 다시 도장을 찾아가면 만날 수는 있겠지만 아무래도 마음이 없는 것 같아 그만두었다. 8월부터 시작하려던 것이 차일피일 미뤄지는 가운데 UCC 동영상을 달인 컨셉으로 하자고 심이 제안을 했고 다니는 학원에서 동영상을 찍었다. 학원이 있는 곳은 미술, 요가 등 다른 활동이 가능한 필드 & 스터디 센터였기 때문에 학원 스탭 한 명이 이곳을 알아보면 어떻겠냐고 의견을 주었다.


홍보, 홍보, 홍보

좋은 의견이라 생각되어 센터 매니저와 상의하였고 일주일에 이틀 빈 공간을 활용하는 것은 괜찮다는 답을 얻었다. 간단한 포스터를 제작하여 센터 내 곳곳에 부착하고 학원에 다니는 외국인 학생들과 헬스장에서 운동하는 현지인들에게 포스터를 나눠주며 소개를 했다. 센터와 협의하여 공간을 받은 첫날인 9월 27일 아무도 오지 않는 실내에서 두 시간을 기다리며 혼자 수련을 했다.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어서 그날 저녁 인터넷 오프라인 동호회 사이트인 meetup에 거금 70불을 내고 6개월짜리 모집 공고를 냈다.  


4주 차 현재 진행 중


사진에 보이는 것과 같이 현재 카메룬 여성 셋과 베트남 총각 한 명이 고정적으로 배우고 있고 낮시간에는 카메룬 꼬마 애들이 참여하기도 한다. 7명 정도가 모였던 첫날 프랑스와 DR콩고의 남학생 4명이 같이 하였으나 힘들다고 그만둔 뒤로 힘든 자세는 최대한 배제하고 실제 사용하는 법을 익히며 재미있게 수련 중이다. 현지의 사람들을 만나고 지속적인 관계를 맺기 위해서 무엇이든 내가 먼저 적극적으로 제공해야 한다는 걸 실감하고 있다.




'97년, 기천1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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