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꾸는 작은 상상
"즐거운 곳에서는 날 오라 하여도 내 쉴 곳은 작은 집 내 집뿐이리."
출구가 보이지 않는 경기침체 때문일까? 남녀노소 없이 ‘갓물주’의 꿈을 꾼다는 소리가 들려온다. 건물주에 ‘god(신)’물주라는 언어유희가 더해져, 간절함, 부러움 그리고 씁쓸함이 느껴지는 단어다. 집 한 채가 있으면 좋겠다는 꿈은 누군가에게는 소망,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욕망이다. 집, ‘살아가는 공간’은 묵직한 가치를 내포한다. 집 한 채가 있는 누군가가 꿈꾸는 두 번째 집보다는, 전월세와 같은 형태의 무주택자가 꿈꾸는 집 한 채가 더욱 간절할 터. 한부모 가정의 가장이 되었거나 갑작스러운 빈곤상태에 처해진 가정이 파괴되었다면? 그저 머물 수 있는 공간이 절실하다.
'갓물주'를 위한 부동산 회사가 아니다. 가정폭력 등으로 아이와 함께 집을 나와 홈리스가 될 위기에 처한 여성들을 대상으로 안전한 집을 제공하고자 하는 부동산 회사가 있다. 호주 멜버른에 위치한 WPI(Women’s Property Initiatives, 이하 ‘WPI’로 지칭)이다. 20여년 전인 1996년 창업, 싱글여성, 싱글맘 등을 위해 주거지를 제공하고 새 출발 기회를 창출하는 기업이다. 특히 일을 하는데 제약이 있는 아이들을 둔 어머니들과 저소득인 여성층을 주 고객으로 삼는다. 정말 도움이 필요한 아이와 여성들에게 안전한 미래를 위한 안락한 집과 지원 연결망에의 접근을 제공한다.
WPI는 부동산 중개 기업 'Property Initiatives' 을 영리로 운영하고 있는데, 그에 따라 발생하는 수익을 모두 이러한 비영리 프로젝트에 투자한다. 빅토리아 주정부의 기금이나 기부금을 통해서도 운영되지만, 영리 부동산업을 통해 더 전문적이고 훌륭한 서비스를 제공하여 수익을 창출해, 사회적 미션에 기여하고자 한다. 첫 번째 프로젝트로는 멜버른 서북쪽에 총 11채의 집을 개발해, 총 11명의 여성과 26명의 어린이들이 거주하였다. 2017년에는 WPI가 관리하는 주택은 총 82채로 늘어났고, 거주하는 여성과 아이들의 수도 200명을 훌쩍 넘어섰다. WPI 발표에 따르면 거의 3천 6백만 달러에 달하는 가치를 창출했다.
WPI의 홈페이지 중앙에는 거주지를 얻은 여성들의 소감이 강렬한 붉은색으로 게재된다. “걱정없이 자는 것을 잊어버렸어요. 이전에 느껴본 적이 없던 평화와 고요가 있습니다,” “안전이 가장 좋아요, 제가 안전함을 갖게 되었어요, 저는 지금 평화로워요. 제가 살 곳이 있다는 게 너무 좋아요,” "이제 제 삶에서 제가 하고 싶은 무언가를 위한 목적을 세울 수 있는 집이 있어요,” "저는 안정감과 교류의 장(네트워크)을 갖게 되었어요. 이제 독립심과 자신감을 되찾았습니다," “이 공간은 치유와 성장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이 커뮤니티에 사는 것을 사랑합니다,” “이 집은 새로운 출발이며 새로운 인생입니다. 이제 저는 제 삶을 통제할 수 있습니다."
WPI는 지난 20여 년을 축하하며, 앞으로의 20여 년의 새로운 성장을 꿈꾸고 있다. 2016년에는 모기지 대출을 얻을 수 없는 저소득 노인 여성을 대상으로 한 사전조사를 진행했다. 2019년에는 10여 채의 공간을 더 확보해, 주거 공간의 위협을 받는 다양한 여성들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지속해갈 예정이다. 투자의 대상으로 집을 바라보던 무심함을 각성시키고, 거주하는 공간, 미래를 설계하는 기회로의 진정한 '집'의 의미를 일깨우는 WPI를 응원해본다. 더불어 사는 숭고한 정신으로 새해에는 많은 분들이 함께 세상 어디에도 없는 즐거운 나의 집에서 행복하면 좋겠다.
자료 및 이미지 출처:
WPI 공식 홈페이지 (https://wpi.org.au)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pg/wpi.org.au)
By 에디터 “meanDEW” - 냉철한 머리에서 지혜로운 마음으로, 뜨거운 마음에서 따뜻한 영혼으로 인생관이 바뀐 꼬꼬마 학생입니다. 보다 더 나은 삶이 우리 모두에게 주어지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