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의 방식으로 흩어진 사람들

by 조각들

이틀 전 올림픽공원 주변을 달렸다. 강동구청에 주차를 하고, 성내동을 거쳐, 올림픽공원에서 성내천을 따라 한강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와 올림픽공원을 한바퀴 돌았다.


아산병원 옆길을 달릴 때, 어떤 이들이 러닝대회를 하고 있었다. 아산병원의 환우들과 그 가족들인 것 같다. 매우 짧은 거리의 달리기 대회였다. 어떤 꼬마는 1Km 코스를 달려 골인지점으로 들어가는 중이었다. 결승테이프에 1Km라고 써있었다. 아이의 가슴이 테이프에 닿을 때, 허리를 숙인 어른들이 밝은 미소로 맞이했다. 그 아이의 골인 순간을 찍는 사진에 내가 배경이 되었다.


올림픽공원 나홀로나무가 있는 잔디밭에 많은 젊은이들이 있었다. 힙한 가게의 간판 아래에 일렬로 서지 않고 들판에 마음대로 흩어진 그 모습이 너무나 보기 좋았다. 자유로운 들판의 꽃들 같았다. 신의 섭리, 모두가 자기가 되어, 각자가 주인이 되어. 유일한 풍경이 되어, 중복없는 경험들을 만드는 모습. 다행스러웠다.


8.5키로를 달리고 나서 성내동 후키커피에서 아이스티를 마셨다. 러닝기록 할인을 해주는 곳이어서 음료 할인을 받았다. 부부 사장님이 바에 마주보고 앉아 있었다. 그들은 다정해보인다. 사랑하는 것들을 사랑하고, 서로를 사랑하는 것 같았다. 그들은 둘만의 방식으로 살아아고 있다. 나는 그 모습을 관찰했다.


강동구청 앞 뜰에서는 엄마와 아빠 그리고 한 아기의 가족이 쉬고 있었다. 아기는 계단에 놓여진 꽃 화분들을 어루만졌다. 엄마는 꽃들이 아야하지 않게 이뻐해주라고 말했다. 나는 그 모습을 관찰했다.


저녁엔 집에 와서 가볍게 우이천을 달렸다.


까만 저녁 우이천 벤치에 중학생 남녀 커플이 있었다. 그들은 수줍게 손을 잡고 꽁냥거리고 있었다. 너무 예뻤다. 나는 그들에게 옅은 미소를 보였다.


그리고 나는 다시 혼자 집에 와서 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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