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나를 사랑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
#내 선택에 대한 사랑
내가 나를 사랑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
남자친구는 소위 패셔니스타다. 원체 감각적이고 섬세한 지라 내가 아가씨라고 부른다. 그리고 정작 아가씨인 나는 사실 아재다.
남자친구는 냄새가 묻어나는게 싫어서 간단히 샌드위치를 먹는다라면, 나는 혼자 밥을 먹더라도 너털걸음으로 터덜터덜 들어가 마치 ''주모 여기 국밥 한 그릇이요~'' 라고 외치려다가 정신을 차리고 새침한 척 ''뼈해장국 하나요...''
라고 말하는 아가씨인척 하는 아재다.
아가씨인 내 남자친구 주환이는 원래부터 옷을 잘 입었었다. 사실 내 남자친구는 나름대로의 인지도를 가지고 있어서, 특히 자기개발과 책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내 남자친구에 대해서 많이들 알고 계신다. 그리고 이야기한다.
''복주환작가님. 옷 잘 입으시잖아요. 댄디하시잖아요~''라고... 남자친구에게 이 말을 전해준 적 있다. 그 때부터가 문제의 시작이었다ㅎ
아니 내 옷을 골라주다 못 해, 내 귀걸이까지 골라주려는 것이 아닌가. 두둥.
그러던 어느 날, 나는 지하상가에서 분홍색솜탱이같은 귀걸이가 귀여워서 한 쌍은 분홍색, 한 쌍은 버건디색으로 사왔다. 지하상가에서 사온 싼 귀걸이인지라, 당연히 비싸보이지도 않았다. 하지만 속으로 ''음~ 유튜버스러워! 젊어! 컨템퍼러리해!''하고 사온거였다
아가씨 주환이는 나의 90년대 아재 취향을 좋아하지 않았다(1세대 아이돌이 할 것 같은 느낌인 것은 사실이었다)
내 귀걸이정리대에서 그 귀걸이를 보더니 아니나 다를까 ''규림아. 이거 뭐야? 너무 옛날거라 버려야 되는 거 아니야?''라고 했다;ㅋ 이틀 전 샀던 귀걸이였다ㅎ
그 이후로 나는 귀걸이 하나 혼자서 살 수 없는 사람이 되었다ㅋ 비단 남자친구 때문만은 아니다. 이런게 쿨해, 트렌드야, 멋져보여라는 시대적인 유행. 그것에 따라가지 않고 혼자 엉뚱한 90년대 느낌의 귀걸이를 사면 안 될것만 같은 이 느낌.
강사다움을 지켜야 사람들이 강단위에 선 나를, 컨설팅하는 나를, 대표인 나를 무시하지 않을 것만 같은 이 느낌적인 느낌느낌.
하지만 나는 이제 내가 한 작은 선택도 사랑해주고 싶다. 내 분홍색솜탱이 귀걸이를 귀여워해주고싶다. 참 잘 샀다고. 세상의 흐름에 맞지 않는 90년대에서 멈춰버린 귀걸이지만 말이다.내가 내 귀걸이를, 내 물건을, 내 선택을 사랑하는 선택을 하자, 갑자기 온 세상이 잣대없이 평온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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