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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할 수 있는 남자친구를 만난다는 것

저 사람은 왜 ㅇㅇ을 잘 할까?

#존경할 수 있는 남자친구를 만난다는 것



저 사람은 왜 ㅇㅇ을 잘 할까?




많은 사람들이 생각한다. 어떤 것을 잘 하는 사람을 보고.


예를 들어 내 남자친구에게는 저 사람은 어떻게 저렇게 생각정리를 잘 할까?




이런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실제로 옆에서 보아하면, 그런 말을 참 많이 듣는 것 같다.




복주환 작가님은 어떻게 이렇게 생각정리를 잘 하세요?


물론 나도 그에게 그런 말을 몇 번 한 적 있다. 어쩌면 그렇게 생각정리를 잘 하냐고.


알마인드를 잘 쓰냐고.




그런데 실제로 옆에서 그의 일상을 보고 있자면


정말 몰입을 많이 하는 친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보면 하루종일 생각정리에 관한 책도 읽고, 공부를 하고,


알마인드를 켜서 계속 뭔가 정리하고 있다.




책을 쓸 때 그는 손가락이 아파서 진동이 올 때까지 쓴다


키보드는 이미 몇 번 아작이 났었다.




그 덕분에 LG서비스센터가 어디에 있는지도 알게 되었다.


반포동에 있는 LG서비스센터에 가서 그램 키보드를 몇 번이나 고쳤다.



어떤 날엔 ㄹ이 나가고, 어떤 날엔 ㅇ이 나가고,


어떤 날엔 ㄴ이 나가고, 어떤 날엔 ㅏ가 나가고 등등




대체 몇 번이나 그 서비스센터를 간 지 모르겠다.




존경할 수 있는 남자친구를 만나고 알게 되어서 참 기쁘다.


나도 처음에는 그의 앳띤 얼굴과 어린 나이로 인해서




그가 이렇게 내공이 있는 사람인줄 몰랐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느끼는 건 그 안에 할아버지가 산다라는 것이다.




물론 그는 옷도 좋아하고, 섬세하기도 하다


강의를 위해 손톱을 네일샵에서 다듬는 모습에




왜 네일샵을 가냐고 물으니


책에 사인을 많이 해야하는데 깨끗하게 다듬고 싶단다




그래서 네일샵에서 그가 정이고,


여자친구인 나는 부다.




보통 커플이 네일샵을 다니면


여자가 정이고 남자친구는 부인데 우리는 둘이 바뀌었다




내 안에는 아저씨가 산다


나는 대충 하는 스타일이고 의외로 털털하다면




그 안엔 아가씨가 산다


그리고 깊은 인품을 가진 해탈한 할아버지도 산다.




나는 처음에 그가 명실상부 중에서


유명세가 더 큰 사람인 줄로만 알았다.




책이 워낙 잘 됐었고, 말도 참 잘하고 해서


그가 트렌드를 탄 줄 알았다.




어쩌다가 키워드를 잡은 운 좋은 젊은 작가인 줄로만 알았다


아니 사실 처음에 그를 만나고 사귀게 되었을 땐 그가 이런 사람인 것도 잘 몰랐다




여튼 근데 남자친구에 대해서 계속 알게 되면서는


그를 절대 무시할 수가 없다




물론 나는 겉으로 나보다 어린 연하남친에게 이래저래 틱틱거리기도 하고


“야 주환아” 이거 가져와 저거 가져와 하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내 남자친구를 절대적으로 리스펙한다.


나는 살면서 이 친구보다 더 몰입하는 사람을 본 적이 거의 없다.




그리고 마음 먹은 일이 있으면 해내고


변화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예전에 그가 명실상부로 따져서, 유명세가 더 크고 실력은 아직 키우는 사람인줄 알았다면


요즘의 그는 그의 유명세보다도 실력이 더 큰 사람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근데 때로는 안쓰럽기도 하다 ㅋ


왜냐면 좀 어리게 생기고 만만하게 생겨서 ㅋㅋ 그게 티가 잘 안 난다




존경할 수 있는 남자친구를 만난다는 것이 얼마나 큰 행운인가 싶다.


나는 다시 태어나도 이 사람을 만나고 사랑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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