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AD: AI버블 이후(1)

아홉 번째

by john ater

거창한 제목을 붙였지만, 사실 ITAD에 대해서 공부하다 보니 AI 연산에 필요한 데이터 센터가 떠올랐고,

AI 데이터 센터에 투자된 CAPEX가 결국 처분 될 때 ITAD 산업의 플레이어들이 이득을 얻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ITAD도 말은 거창하지만 IT Asset Disposition 즉, 'IT 자산 처분'이다.


쉽게 말해 (비싼 IT 인프라) '재활용 센터'*이다.






* 엄밀히 따지면 재활용과 재사용은 다르다.

재활용은 일정 수준 이상 가공을 하여 제품 본연의 기능을 지우고 타제품을 위한 원재료로 가공하여 활용하는 개념이고, 재사용은 사진의 동네 '재활용 센터'처럼, 수리하여 온전한 제품으로 재판매하는 개념이다.




ITAD가 집중하는 비즈니스는 '재사용'이다.


ITAD 산업의 세련된 언어로 바꿔보면, '유휴 · 불용 자산을 매입하여 리퍼비시하고, 이를 MSP(Managed Service Provider)에 매각한다.' 로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재활용/재사용 산업은 새로운 게 아니다.


혁신과 친환경으로 포장되어 기대감을 부풀어 올렸다가 꺼진 사례들이 많다.


이 ITAD 산업의 차이점은 규모와 관리에 필요한 역량에 있다.


외식업 매장을 정리하고 재판매하는 업체가 별도로 존재하는 것처럼, 데이터 센터를 정리하고 재판매하는 업체가 별도로 존재하는 것이다.


단순히 현재 빅 테크 업체들이 증축하고 유지하는 데이터 센터들 중 하나를 정리한다고 생각하면, 이에 필요한 CAPA가 상당할 것이다.


데이터 센터를 보고 자산의 잔존가치를 파악할 수 있는 능력, 거대한 규모의 장비들을 보관할 수 있는 부동산 여력, 리퍼비시 및 보안 리스크를 제거해 줄 수 있는 인력, 재판매 영업망 등 과정 하나하나에 유무형의 허들이 존재한다.



이 가능성을 이미 눈여겨 보고 진출한 곳이 있다.


SK 그룹 산하 SK tes이다.


본래는 싱가포르에서 글로벌 IT 및 배터리 라이프사이클 관리를 전문으로 하던 TES Envirocop였으나, 2022년 SK 에코플랜트가 약 10억 달러(1.2조)에 인수하면서 SK 에코플랜트의 자회사가 되었다.


SK는 ITAD 산업 경쟁에서 중요한 강점인 안정적 공급처를 갖고 있다.


SK 하이닉스를 위주로 한 반도체 / SK온을 위주로 한 전기 배터리 인프라 등 고정 자산의 공급처가 되 줄 밸류체인이 이미 형성되어 있는 것이다.


또한 SK tes에서는 Carbon roop Reporting 서비스를 제공한다.


SK tes에서 자산을 매수하여 인도받으면(혹은 기부 받으면), 그 종류와 양에 따라 저감된 탄소배출량을 계산하여 매도자에게 보고서를 제공 한다.


매도자 입장에서는 그저 유휴 · 불용 자산을 매각 했을 뿐인데, 왜 탄소저감으로 인정되는지 의아 할 수 있다.


약간 봉이김선달의 대동강물 느낌이긴 하지만, '매도자가 그냥 버렸으면 일어날 환경적 소모(정확히는 소각에 의한 온실가스 배출)를 회피' 했다는 개념으로 온실가스 배출량 저감을 인정한다.


온실가스 배출 범위인 직접 배출(Scope 1), 간접배출(Scope2), 기타 간접배출(Scope 3) 중 Scope 3의 한 부분인 폐기에 의한 배출(Category 5, Waste emission)로 인정 한다.



문제는 회피 배출량(Avoided Emission), Scope 4이다.


회피 배출량은 Scope 1~3와 달리, 이미 배출된 온실가스의 배출량이 아닌 잠재적 감축 효과이다.


예를 들어 고효율 에너지 절감 제품을 판매하여 고객이 전력 사용량을 줄였다면, 그 줄어든 배출량이 회피 배출량으로 산출 되는 것이다.


다시 SK tes에 자산을 매각한 매도자 입장으로 돌아와 보면, 매도자는 유휴 · 불용 자산을소각하지 않고 재사용 자원으로 활용했기 때문에 잠재적 감축 효과에 기여했다.


(????: "나도 사실 전세계적 석탄 가공 기업을 창업해서 막대한 온실가스 배출을 일으킬 셈이었는데, 굳이 창업하지 않고 참았음. 그러니 회피 배출량 인정해주세요.")


그렇다면 SK tes와 같은 매수자가 매도자의 온실가스 회피 배출량 저감을 계산하고 인정하는 Carbon Loop 보고서를 내준다고 한들, 이게 어떤 쓰임새나 있을까?


여기서부터가 더욱 본격적인 봉이김선달의 대동강물이다.


(2편에 계속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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