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
급할수록 돌아가라고 했는가?
코스피가 5,000 포인트를 향해가는 기념비적 순간에 맞춰 기타 이야기를 끄적여 본다.
'25년 12월에 개인적인 사정으로 기타 강습을 자주 빠지다 보니까, 그나마 뻥튀기 됐던 기타 실력이 쭉 빠졌다. 기타 강습 가기 전 몇 시간 연습을 하면 강습을 따라갈 수 있는 정도는 가능했는데, 요즘엔 따라가기가 벅찼다. 요즘 연습하는 곡이 템포가 빠르기도 하지만(에스파의 Live my life), 근원적인 무언가가 계속 거슬렸다.
이전에 연습하던 곡들에 비해 엄청나게 어려워진 게 아닌데, 내가 하는 연주 자체가 거슬렸다.
신나게 때리는 곡인데, 무언가 속이 답답한 느낌의 연주가 계속됐고, 이걸 의식하니 기초적인 픽킹*과 코드 체인지*가 부자연스러웠다.
그러다 보니 왼손과 오른손이 당연하게 해왔던 것들에 대해 '어떻게 하는 거였지?'라는 생각이 들면서 낯설어졌다. 그 생각 뒤에는 픽킹과 코드 변경에 대해서 제대로 배우지 않고 넘어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연한 게, 내가 처음 기타 학원에 등록했을 때, 내 최대의 목표이자 유일한 목표는 내가 좋아하는 곡을 기타로 흉내 내 보는 것이었다.
그래서 선생님은 내 취향과 난이도를 고려하셔서 여러 곡들을 연주할 수 있게끔 기타를 가르쳐 주었다.
실제로 너무 신기하고 재밌었다.
그렇게 여러 곡들*을 흉내 내면서 약 9개월이 지나고 나서야, 왼손과 오른손이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의아해진 것이다.
그래서 고민이 깊어지던 상태에서, 수업 시간이 다가왔고, 선생님은 '다음 곡으로 어떤 곡을 해보고 싶냐'는 질문을 던졌다.
나는 "기초로 돌아갑시다." 라고 후까시를 잡았다.
(???: "선생님..저번에 알려주신 그 스케일링? 스크롤? 그거 뭐죠...? 아 크로매틱..그거 해보니까 제대로 소리가 나지 않는 다는 것도 알겠고..그거 신경쓰니까 오른손도 잘 안움직이고요........뭔가 답답해요...아..그렇죠..연습을 많이 안하긴 했는데요.....")
그 말에 선생님은 왠지 '너 잘 걸렸다. 함 해보자'라는 눈빛으로 변한듯했다.
우선 왼손과 오른손 중 오른손의 기초를 다져보자 했다.
피크를 잡는 법, 그리고 그 피크를 잡고 줄을 튕기는 방법과 박자 감각들을 익혔다.
돈을 내고 웨이팅을 받는 것처럼, '훈련하는 방법'을 배웠다.
선생님은 역시나 스타일보다는 기본에 맞게끔 훈련을 해보라고 권했다.
그러면서 고수들의 스타일에 대해 소개해 주며, 자리에서 직접 음악을 들려주었다.
들으면서 난 그 스타일마저 가늠하지 못할 정도로, 귀가 열리지 않았다는 걸 금세 깨달았다.
내 짧은 예체능 짬밥으로 말미암아, 그것은 어떤 분야의 처음이자 끝이었다.
그림으로 따지자면 기초 데생력을 기르고, 그 데생력이 쌓여 개인의 독특한 그림체가 되는 그 '처음이자 끝'이었다.
뭔진 모르겠지만 듣기 좋아 즐겁게 감상하고 있는데, 선생님이 강조했다.
'이분들의 스타일은 강하고 또렷하게 내는 스타일에 가깝다.
픽킹을 크고 강하게 하는 연습을 해야, 작고 섬세하게 소리를 낼 수 있다.
작고 섬세하게만 연주하던 사람이 크고 강하게 연주하기는 어려울 수 있지만, 반대는 비교적 용이하다.'
역시 큰 틀에서 기본기를 다지며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세세함에 다다르는 게 정도인가?
그건 그렇고, 선생님이 픽킹 스타일을 알려주기 위해 소개해 준 음악들이 좋아서 소개한다.
(1) INCOGNITO - 1993 - (STUDIO LIVE SESSION - LITTLE BIG BEAT STUDIOS)
(2) Paul Jackson, Jr. - It's A Shame
* 그간 연습했던 명곡들
<Coldplay - Yellow> 아주 쉬운 난이도이지만, 유사 합주 느낌을 받을 수 있었고 무언가 유사 음악을 연주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델리스파이스 - 고백> 어느 정도 코드 체인지가 가능하자 도전했던 곡인데, 당연하게 생각했던 박자에서 애먹었던 곡이다.
(NN년이 지나 다시 들어도, 멜로디에 반하는 가사가 정말 화끈하다.)
<새소년-난춘> 처음으로 내가 고른 곡인데, 쉽다고 얘기하는 기타 유튜버들에게 속아 도전했다. 코드, 스트로크(오른손), 박자 모두가 어려웠다.
처음으로 유사 기타 솔로를 연주해 볼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