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잔박 Jan 21. 2023

연구실 고르기

모두에게 좋은 교수란 없다

연구해보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이제 어떤 연구실에서 연구할지 알아봐야 할 것이다. 인턴 연구실을 고르는 것이라면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골라도 괜찮지만, 대학원에 진학하기로 마음먹었다면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짧게는 2년, 길게는 6년 이상을 함께할 연구실을 고르는 것이기 때문이다.


여러 통로를 통해서 연구실에 대해서 알아봐야 하는데, 가장 먼저 할 수 있는 일은 학과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는 것이다. 연구를 활발히 하는 학교라면 학과 홈페이지에 알아야 할 기본 정보들이 꽤 있을 것이다. 수업 시간에 본 교수님 외에도 많은 교수님이 있을 것이고, 그 교수님들께서 어떤 연구를 하고 있는지도 간략하게나마 알 수 있다. 연구실 홈페이지를 따로 관리하시는 교수님들이 많은데, 거기서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교수님께서 어느 학교에서 공부하셨고, 어떤 연구에 관심이 많으신지 금방 알아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현재 지도 학생들이 얼마나 있는지, 논문은 어디에 많이 내시고 졸업생들은 어디로 취직했는지도 알 수 있다. 네이버나 다음, 구글 스칼라(Google Scholar) 등의 사이트에서 교수님 이름으로 검색해 볼 수도 있다.


홈페이지는 공식적인 정보를 얻는 데 가장 적합한 방법이다. 그러나 비공식적인 정보도 얻을 수 있다면 큰 참고가 될 수 있다. 대학원 연구실에 아는 사람이 있다면 한 번 같이 밥을 먹거나 커피를 마시면서 자세한 이야기를 듣는 것도 좋겠다. 아는 사람이 없으면 인터넷을 조금 더 뒤적거리는 것이 좋을 것이다. 김박사넷과 같은 홈페이지에서 교수님에 대한 학생들의 평가를 볼 수 있다. 물론 이런 평가들은 다양한 사람들의 평가를 모아놓은 것이기 때문에 한 사람의 의견을 전적으로 믿어서는 안 된다. 인터넷 상품평처럼 대부분의 평가는 악의를 가진 사람들이 더 많이 남기기 때문이다. 모든 이에게 완벽한 이성 친구가 없듯이, 모든 이에게 완벽한 교수는 없기도 하다.


연구실에 대한 정보를 정리하면서 다음 질문을 해보자.


교수님 연구 분야는 마음에 드는가?

가장 중요한 질문 가운데 하나다. 인턴의 경우에는 자신에 대해서 알아본다고 생각하고, 석사의 경우는 일단 해보고 아니다 싶으면 연구실을 바꿔도 된다. 박사 과정의 경우에는 일단 최대한 빨리 학위를 따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하고 싶은 것은 나중에 직장 잡고 나서 할 수도 있다. 물론 좋아하는 분야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바뀔 수 있다.


교수님에 대한 안 좋은 소문은 있는가?

네이버나 다음과 같은 포털 사이트에 안 좋은 일로 실린 교수라면 거르는 것이 맞을 것이다. 내부자들만 아는 소식도 있을지도 모른다. 인턴은 크게 걱정할 부분은 아니나, 대학원생이라면 신경 쓰도록 하자.


대학원생들이 골고루 좋은 논문을 많이 쓰고 있는가?

연구원이나 대학교수가 꿈인 학생이라면 이 부분을 눈여겨봐야 한다. 논문에는 주저자와 공저자, 교신저자라는 개념이 있는데, 대학원생 입장에서 보면 학생들이 주저자로 쓴 논문이 많은 것이 좋다. 대체로 논문에서 가장 먼저 나와 있는 사람은 제1 저자로서 주저자이다. 학생들이 골고루 좋은 논문을 쓰고 있어야 당신도 그 연구실에서 좋은 논문을 쓸 확률이 높다. 한 명의 학생만 좋은 논문을 쓰고 있다면 소위 에이스가 있는 상황이다. 박사과정 학생이 이 학생뿐이라면 그나마 괜찮지만, 아니라면 조심해야 한다. 당신이 에이스가 안 될 확률도 꽤 있으니까 말이다.


대학원생들이 졸업하고 나면 취업을 잘하는가?

바람둥이를 만나는 사람들은 “나는 다를 거야”라고 생각하고 만날 것이다. 그러나 바람둥이는 바람둥이다. 대부분의 연구실 학생이 졸업하고 자리를 잘 잡지 못한다면, 당신 역시 그 연구실에 들어갔을 때 비슷하게 자리를 못 잡을 확률이 높다. 제자 교수가 나오는 연구실은 교수가 될 확률이 높고, 특정 회사에 잘 보내는 연구실은 그 회사의 취업이 쉬울 것이다.


지도교수의 직위는 무엇인가?

지도교수의 직위가 조교수인지, 부교수인지, 정교수인지 확인하자. 조교수라면 부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연구실 규모가 크지 않을 것이고, 연구실 선배들도 많지 않아 판단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신임 교수의 연구 주제는 좋은 논문이 나오는 경우가 많고, 연구실 규모가 작을 때는 교수의 집중 관리를 받을 수 있어서 성장하기도 좋다. 일종의 고위험 투자라고 할까? 대신 그만큼 실적을 나눌 학생들이 적어 잘 되었을 때 과실도 더 클 것이다. 조교수에서 승진하면 부교수가 되고, 마지막으로 정교수가 된다. 대체로 교수님의 연배가 높아질수록 기록이 많아 연구실에 대한 판단이 더 쉽다.


가고 싶은 연구실이 정해졌다면 이제 해당 연구실에 연락을 해보자. 학교 홈페이지에서 찾은 교수님 이메일 주소로 보낼 수도 있을 것이고, 연구실에 따라서는 대학원생 방장에게 연락해야 할 수도 있다. 아마 연락처를 연구실 홈페이지에 정리해 두었을 테니 찾아보자. 교수가 학생을 마음에 들어 한다면 면담을 하게 될 것이고, 연구실 학생들과 이야기해 보라고 시키는 경우도 있다. 이 과정이 다 끝나면 면접 결과를 알려줄 것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