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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저랑 시간 좀 보내요

by 색감여행자

유튜브에서 어린이집, 학교, 학원에 맡겨진 아이들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보게 되었다.

대한민국에서 보통의 부모들은 맞벌이를 한다. 현실이 녹록지 않기에, 아이들은 집보다 학원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사교육과 돌봄 시스템 속에서 자라난다. 그 모습을 보면서 나도 어린 시절을 떠올렸다.


우리 집도 어머니가 내가 초등학교 3학년이 되던 해부터 일을 시작하셨다.

그때부터 어쩐지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졌고, 그게 참 아쉬웠다.


다큐멘터리에서 제작진은 세 명의 엄마에게 타임테이블을 건넸고, 아이들의 하루 일과를 적어보라고 했다. 그리고 아이들과 함께 보낸 시간도 체크해보라고 했다. 그 결과는 예상대로였다. 엄마들은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생각보다 적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놀랐다.


그리고 이 다큐멘터리가 던지고 싶은 진짜 질문이 드러났다.
“이제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볼 차례에요.”


이번엔 제작진이 아이들에게 물었다.
“부모님과 함께 보내고 싶은 시간이 있다면, 원하는 대로 바꿔보세요.”


그랬더니 아이들은 망설임 없이 타임테이블을 바꾸기 시작했다.
부모님과 함께하는 시간이 너무 적다고 느꼈던 걸까. 어떤 아이는 거의 모든 시간을 부모님과 함께 보내고 싶다고 했다. 그런데, 그중 한 아이의 말이 유독 인상 깊었다.


“부모님이 현실적으로 일하기 바쁘니까, 저는 크게 많이 안 바꿀래요.”

그 말을 듣는 순간, 마치 어릴 적의 나를 마주한 기분이었고 어른아이 같은 그 말이, 어쩐지 너무 안타깝게 들렸다.


지금의 세대는 초저출생 시대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아이들은 점점 줄어들고, 부모들은 점점 더 바빠진다.
누구도 쉽게 벗어날 수 없는 현실 속에서. 아이들과 부모들은 서로를 기다리지만, 결국 더 많은 시간을 집이 아닌 바깥에서 보내게 된다.


그렇다면 삶의 여유와 안정은 언제쯤 찾아올까?
우리는 미래 세대를 위해, 어떤 시간을 만들어줄 수 있을까?


https://youtu.be/ivMUYg5l9-Q?si=5vuQV-4mkAOp9Zl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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