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면서
나는 자연스럽게 어른아이가 되었다.
소심했던 나는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해도,
사물함 속 모든 물건이 사라져도,
집에 말하지 못했다.
미움 받을 용기는 있었지만,
손 내밀 용기는 없었다.
그렇게 20년이 흘렀다.
어느 날, 문득 그때의 이야기를 꺼냈다.
“그때 왜 이야기 안 했어?”
부모님의 물음에 나는 웃으며 말했다.
“엄마 아빠 바쁘셨잖아. 신경 쓰이게 하기 싫었어.”
그때의 나는
어린아이였지만,
누군가를 걱정하는 어른 같았다.
그렇게 스스로를 지켜냈지만,
어릴 적 마음엔 작은 상처가 남았다.
이제는 세상 풍파를 어느 정도 겪고 나니
그때의 나에게 손을 내밀어 말해주고 싶다.
"부모님에게 손 내미는 건,
당연한 거야."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