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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좋은데 오늘 May 17. 2023

요양병원에서

그녀를 기억합니다.


요양병원에서




난 살았달 것도 없었다


잠이 오지 않는 긴 밤이 오고 나면


죽음은 거뭇한 향기를 풍기며 다가왔다


그리고 나는 그에 처연히 맞서 싸우는


쇠약한 노년이었다




죽음 이후에도 삶이 계속되는 것인지


아니면 그저 천국으로 가고 마는 것인지


잘난 창조주는 끝내 알려주지 않았으나


그러므로 살아남아야 하는 것임을


이미 눈치채 버린 나약한 노년이었다







PS) 고모가 떠나던 날, 요양병원에서의 길었던 10년을 생각하며 이 시를 적었습니다. 그 마음이 어땠을까요. 병원의 하얀 천정이 그녀의 모든 세상이었던 그 쓸쓸했을 밤들을 기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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