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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hnstory May 20. 2024

숙면과 연봉 2억

퇴사한 은행원의 스물두 번째 인터뷰

잘 자는 것이 높은 연봉을 받는 것과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에 있다고 생각하기는 좀 어렵습니다. 그런데 장기적인 관점에서 생각해 보면 얘기가 좀 달라지게 되죠.



저는 의도적으로 잠을 한동안 줄이기도 했습니다. 더 많은 시간 일을 해야 성과를 내는 것이 수월하다 생각했고, 내가 가진 가장 큰 자산인 시간과 체력을 온전히 일에만 투입했습니다. 한동안은 피곤함도 크게 느끼지 못하고 일에 몰입하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업무의 진전이 눈에 띄게 두드러지는 상황에서는 새벽 두세 시까지 일하고 퇴근하는 경우도 부지기수였고요. 물론 업무적 성과도 좋았습니다. 영업조직에서 크게 인정을 받기 시작했고, 팀의 기세도 날이 갈수록 상승했습니다.



그런데 그 무렵부터 저는 업무시간 중 극도의 피로감과 수면부족으로 인해 꽤 자주 졸기 시작했습니다. 고객을 상대해야 하는 상황은 아니었지만 동료들은 저를 걱정하기 시작했고, 급기야는 수면의원에서 검사를 받는 지경에까지 이르렀습니다. 금요일 밤에 하루 수면을 취하며 온갖 기계 장치를 달고 불편함 속에서 이튿날 새벽까지 이루어진 검사의 결과는 가히 충격적이었습니다.

수면 중 산소포화도는 60% 이하로 떨어져 있었고, 이 상태면 수면 중 사망한다 하더라도 전혀 이상할 것 없는 수치라 했습니다. 그때가 2019년 4월이었으니 그때부터 전 5년간 양압기 처방을 받고 이제는 평온한 상태로 잘 자고 있습니다.



놓쳤던 많은 것들이 있겠지만, 제게 있어 수면부족과 수면 무호흡을 치료하게 된 것은(그리고 지금도 치료를 이어가고 있는 것은) 제 업무의 성과로도 더 많은 것들을 챙길 수 있도록 도움을 줍니다. 어제도 밤 10시 이전에 침대에 누웠고 금방 잠들었습니다. 오늘은 새벽 5시가 조금 넘어 알람 없이 일어났고요. 아주 개운합니다. 7-8시간가량의 수면시간을 지키려고 노력하다 보니 술자리도 많이 줄었습니다. 저녁 7시에 퇴근하면 바로 집으로 향하고 씻고 나와서 한 시간 정도는 하루를 돌아보며 일기를 쓰고 책을 읽습니다. 꿈과 목표에 대해 머릿속에 떠올리며 그것을 달성한 저의 모습을 그려가고 있어요.



저마다 적정 수준의 수면시간이 있다고 하는데 저는 밤 10시부터 새벽 5시까지 7시간을 푹 자는 것이 좋습니다. 높은 생산성과 몰입, 창의적인 생각의 발현이 숙면으로부터 시작합니다. 연봉에는 당해의 성과와 미래의 잠재적 가치가 함께 반영된다고 생각하는데, 지금 좋은 성과를 내는 것의 출발점은 내가 현재 어떤 컨디션을 유지하며 업무에 몰입하고 있는가입니다. 잠은 휴식이자 재충전의 시간이며 생산성의 근원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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