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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스토리가드닝 모음집]

자유주제④ - "날 힘들게 하는 것들 세 가지(3편)"

위 모음집은 필명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내고자하는 6명의 사회복지사들이 2023년 7월부터 12월까지 참여한 챌린지 내용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4가지 주제와 관련하여 주1회 올린 글들을 2~3편씩 나눠 올릴 예정입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피드백이 저희들에게 큰 힘이 됩니다!

[복지단상] - 복지현장에서 종사자로서 느낀 개인적 성찰 혹은 경험담 공유 
[복지이슈] - 최근 거론되고 있는 복지계 이슈와 관련한 자유로운 생각나눔
[복지수다] - '만약에 OOO이었다면?'라는 식으로 역발상 형태로 가정
 [자유주제] - 사회복지 외 다른 주제 선택 

"날 힘들게 하는 것들 세 가지"


[필명: 조선생(사회복지 7년차)]


하나는 살이요. 매번 '빼야지'하면서도 몇 십년을 달고 살았더니 이제는 더는 안되겠다 싶을 정도로 경각심을 느낍니다. 다른 하나는 욕심입니다. 좀 줄이고 싶어도 어느 순간 자격지심이 들어 다시 스멀스멀 나오더라고요. 


그래도 예전보단 덜해지긴 했지만 그럼에도 채워도 채워도 고픈 배는 어쩔 수가 없습니다. 마지막 하나는 사람(관계)입니다. 사람을 좋아하고 또 이해하고 한편으로는 관계를 잘 맺고 있다 생각했었어요. 근데 돌이켜보면 그건 저 혼자만의 착각이었음을 최근 많이 느낍니다.


[필명: 봄날(사회복지 24년차)]


가장 날 힘들게 한 첫번째는 건강이다. 침침했던 시야가 노안 때문인줄 알았는데 녹내장이 이미 1/4 시작되었다. 12시간 마다 안약을 넣고 더 진전되는 걸 막을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침침해진 시야는 지금도 불편함이 많다. 올해로 일주일 입원, 장문제로 5일간 금식하며 수액만 맞았다. 


또 하나는 피부트러블. 단백질 챙겨먹는다고 매일 삶은달걀 2개씩 먹다 피부 가려움증이 시작되었다. 피부과에 들러 약처방 그리고 연고 등을 바르게 되었다. 부작용으로 안압상승으로 인한 녹내장이 올 수 있다는 문구가 안 그래도 불편한 내 눈과 마음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가끔 조짐이 보이는 족저근막염과 왼쪽 목, 어깨의 만성 통증도 있다. 한 살 한 살 안 좋은 건강사인이 그간 내게 전해져왔었는데 올해는 여러가지로 어려움을 더욱 느꼈던 것 같다. 걷는 훈련을 하고 참여한 '산티아고 순례길'에서도 남들보다 떨어지는 체력이 한스러울 정도로. 정신이 몸을 지배할 줄 알았건만 몸(건강)이 마음과 정신을 지배한다. 


두번째는 왜 이리 하고 싶은 게 스스로 많은지, 아니면 내 욕심인건지 모르겠다. 여러 영역을 소화하려다 보니 매일 매일 피곤함이 쌓인다. 그러면서도 개인활동하고 모임도 참여하며 배우기를 쉬지 않았다. 매일의 피곤함이 올해 힘든 부분중 하나였다. 이글을 쓰고 있는 11월도 주말 일정이 꽉 찼다. 일주일에 하루정도는 머리도 비우고 쉬기도 해야하건만, 펼쳐 진 과업들이 너무나도 많다.


[필명: 폴레폴레(사회복지 13년차)]


나를 힘들게 한 세 가지의 공통점은 아이러니하게 "관계"라 할 수 있다. 그 중 첫번째는 '나''나'의 관계, 두번째는 '나''타인'과의 관계, 세번째는 '타인''타인'과의 관계다. 


올해로 결혼한지 딱 1년이 되었다. 연애할 때는 미처 몰랐었던 삶의 리얼리티를 매일같이 경험하고 있다. 나와 다른 종류의 삶을 40년 넘게 살았던 반려인은 늘 내게 고민과 숙제를 안겨주었다. 둘만의 가정을 꾸려나가는 과정들 속에서 그 전까지는 경험해 보지 못했던 다양한 애로사항들이 발생한 것이다. 


또 결혼과 동시에 연고도 없는 "화성 남양"이라는 지역에 살기 시작하면서 왕복 4시간의 출퇴근을 홀로 견디는 중이다. 나는 배가 고프지 않아도 반려인의 배고픔을 확인하고는 식사를 챙겨주어야 한다는 것에 아직 적응을 못했다. 좌충우돌하면서도 반려인이 있음에 감사하는 하루를 만들고자 애쓰며 살아가는 중이다(다행히 반려인은 셀프식사를 어느정도 하고 있다!).


매일이 새롭게 느껴지는 가운데 앞으로도 반려인과 살아가야 할 날이 더 많은 이 시점, 부디 '나'와 '나'의 싸움을 멈추고 싶다. '나''타인(반려인)', '타인(반려인)''타인(나의 원가족)' 간 풀어나가야 할 문제들이 많지만 어떻게라도 살아가야 한다. 


인생의 선배들이 그러했듯이, 나도 언젠가는 관계들로부터 해방감을 느끼는 날이 올 것이다. 아니 꼭 와야만 한다.그러기위해 오늘도 '나'를 돌아본 뒤 침대 한켠에 누워있는 반려인을 향하여 조용히 읇조린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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