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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 윤채2(가제)]

42화 "'KBO 프로야구’에 관한 추억들"

알립니다.

본 글은 저와 개인적으로 '51주 챌린지'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올린 이야기를 당사자의 동의 하에 공유합니다. 실제 발달장애 당사자가 자신의 관점으로
사회이슈와 일상을 여과없이 드러낸 이야기인 만큼 편견없이 봐주시길 권합니다.

<2024 KBO 프로야구>는 한마디로 역대급이었습니다. 어느 때보다 구단의 순위 경쟁이 치열했고, 올해 시즌부터 SNS 제한이 일부 해제되어 각종 밈과 움짤을 담은 40초 미만의 경기 영상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먹거리와 응원가, 응원 문화도 역대급 인기에 한몫을 보탰죠.


이러한 움직임은 대한민국 프로 스포츠 최초로 관객 수 1,000만 명을 돌파하여 프로야구 창단 42년 만에 새로운 역사를 쓰게 만들었습니다. 대단하지 않나요? 오늘 주제는 <KBO 프로야구>하면 떠오르는 추억과 생각을 다루고자 합니다.



여러분, 야구 경기를 관람하면서 가장 인상깊은 경험이 있으셨나요? 저도 그렇지만 많은 분들이 과거보다 발전된 응원 문화를 떠올리실 겁니다. 25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잘못된 팬심으로 인해 좋아하는 팀이 졌을 때 다른 구단의 팬이나 경기장 기물 등에 분풀이하여 사회문제가 되기도 했었죠.

 

1999년 10월 삼성라이온즈와 롯데자이언츠가 맞붙었던 플레이오프 7차전 때였을 겁니다. 일부 관중이 홈런을 치고 들어오던 펠릭스 호세(당시 롯데자이언츠 소속)를 향하여 각종 쓰레기를 투척하여 잠시 경기가 중단되었던 일이 있었습니다. 외신에도 관련 소식이 전해질 정도로요. 


당시 2002 한일월드컵을 앞두던 때라 성숙한 응원 문화의 중요성이 강조되었던 게 생각납니다. 2000년대 들어서부터는 경기장 응원 문화가 서서히 바뀌기 시작한 걸로 압니다. 현재는 한층 성숙된 응원문화로 경기를 즐기게 되어 구장을 찾는 사람들 또한 많아졌고요.


출처: 마이크로소프트 빙 크리에이터

관중석에서 들리는 응원가의 향연도 생각나실 겁니다. 허구연 MBC 야구 해설위원이 정의한 ‘세상에서 큰 노래방’이 생각나는 이유, 1만 석 이상의 야구장에서 관중들이 부르는 응원가에서 활력을 느꼈기 때문이겠죠. 개인적으로 응원가는 현장에서 들어야 더욱 생동감있고 멋있게 들린다 생각합니다.


잠시 소개하자면, LG트윈스는 ‘승리의 노래’‘서울의 아리아’가 유명하고요(작년 11월, 29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우승해서 흘러나왔을 때 감격적이었습니다). KIA타이거즈는 해태타이거즈 시절부터 함께한 ‘목포의 눈물’뿐 아니라 ‘남행열차’도 매우 유명하죠. 한화이글스는 내년 시즌부터 새 구장에서 홈경기를 하는데요. 떼창으로 많이 나오는 ‘나는 행복합니다’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롯데자이언츠는 제리 로이스터 감독 시절이 가장 기억에 남는데요. 인터넷에 올라온 영상에서 ‘부산갈매기’를 열창하는 관중들을 보니 정말 멋졌던 기억이 납니다. 그외 삼성라이온즈는 ‘엘도라도’ 응원가가 무려 7년 만에 부활했죠? 올해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에서 많이 흘러나왔었는데 다시 들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출처: 마이크로소프트 빙 크리에이터

아, 구장마다 특색있는 먹거리도 생각나실 겁니다. 예를 들면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는 땅땅치킨(본사가 대구에 있는 브랜드)이 있고요. 수원 KT위즈파크는 멕시코 음식인 부리토를 파는 곳과 진미통닭(지역브랜드)이 있습니다.


그러고보니 가장 중요한 걸 여러분들께 안 물어봤네요. 어느 프로야구팀을 좋아하세요? 저는 LG트윈스입니다. 선호하는 대기업 중의 하나가 LG이기도 하고요. 팀 명칭 또한 쌍둥이를 의미하는 트윈스인만큼 평소에 쌍둥이로 태어났다면 하는 생각이 많이 들어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선수단 중에서는 내야수로 활약하고 있는 오스틴 딘입니다. 2024 KBO 프로야구에서 타점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선수인데, 올해 준플레이오프 때 득점 기회를 비교적 잘 살려서 플레이오프 진출에 보탬이 되었던 것이 인상적이었어요.



전에 살던 지역보다 이동도 그렇고 접근성도 좋아져 다시 직관을 생각하게 되었는데요. 사실 야구장을 가고 싶어도 퇴근 시간대가 경기 개시 시간과 맞지 않아 그간 갈 엄두를 내지 못했었습니다. 그러다 올해 3월 <2024 KBO  LG트윈스 vs 삼성라이온즈> 시범경기를 보러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 다녀왔죠. 마침 제가 방문한 날이 월요일이라 무료로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대신 주말은 유료로 운영되는데요. 평일과 비교한 입장 요금을 표로 정리해봤습니다.

이날 2회 말부터 7회 말까지 관람했는데요. 평일 시범경기여서 관객은 많지 않았었습니다. 그래도 TV나 모바일에서 느끼지 못했던 현장감을 조금이라도 느껴서 좋았죠. 앞부분은 제 야구 경기 관람과 관련된 이야기를 전해드렸다면, 지금부터는 한국의 프로야구 문화에 대해 제가 느낀 점을 그대로 전하고자 합니다.


한국 프로야구 문화가 성숙해진 부분은 정말 반가운 일입니다. 폭력이 많이 없어졌고, 비교적 쾌적한 분위기에서 관람할 수 있으니까요. 그러나 준플레이오프부터 한국시리즈까지의 경기에서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암표상과 입장권 사기는 정말 문제라 생각합니다.

지난 10월 21일에 나온 오마이뉴스의 2024 한국시리즈와 관련된 기사에서는 한국시리즈 1차 전을 앞두고 암표가 인터넷 중고 사이트에서 최대 30만 원까지 흥정하고 있다는 내용이 올라왔습니다. 같은달 25일에는 문화일보의 한 기사에서 어느 한 20대 가해자가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입장권 거래 사기 혐의로 적발되었다는 내용도 보되었고요. 있지도 않은 한국시리즈 입장권을 판다고 속여 25명한테 245만 원을 송금받은 혐의가 드러난 것입니다. 


준플레이오프부터 한국시리즈까지의 입장권이 연일 매진되면서 개인 간 온라인 거래로 구하려는 사람이 늘어나자, 비대면 거래의 맹점을 악용한 사기 피해뿐만 아니라 암표가 나오고 있습니다. 30여 년 전에도, 지금도 암표가 정상가의 최대 3배 이상으로 거래되는 경우가 많은 걸 볼 수 있는데요. 범칙금보다 더 남는 장사여서 이러한 일이 반복되는 것 아닐까요?


올해 플레이오프 예매에서 겪었던 제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1시간 30분 넘게 기다려서 예매 사이트에 겨우 들어갔으나 표를 구하지 못했었는데요. 얼마 지나지 않아 최소 7만 원 이상의 암표가 거래되는 것을 보면서 허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준플레이오프부터 한국시리즈까지, TV나 모바일로 보는 것보다 직접 현장에 가서 보고 싶은 사람들이 많을 겁니다. 저도 모바일로 보는 것보다 현장에서 보는 야구가 더 좋았습니다. 그런데 플레이오프 예매는 인터파크 온라인만 가능하더라고요. 경기 당일 창구 방문 혹은 전화로 예매가 되지 않아 진행하지 못했던 부분은 아쉬웠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지난 3월 26일에 <국민체육진흥법>을 일부 개정하여 제6조의2(운동경기 입장권ㆍ관람권 등의 부정 판매 금지 등)가 새롭게 들어갔습니다. 지난 9월 27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는데요. 이를 위반하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온라인상에서는 단순히 웃돈을 얹어 표를 파는 행위만으로는 단속할 근거가 없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그렇다면 한국 프로야구가 오래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자유롭게 제 생각을 적어봤습니다.


‘윤채’가 바라는 대한민국의 프로야구는?

① 준플레이오프부터 한국시리즈까지의 가을야구에서도 장애인과 정보적 약자를 위한 오프라인 예매가 일부 가능하도록 개선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② 사행성과 암표 방지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③ 20년 이상 된 야구장의 노후화된 시설이 개선되었으면 합니다.

④ 각 구장과 구단마다 때로는 경험하지 못했던 차별화된 서비스를 선보여서
문화를 만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프로야구 시즌이 끝나니 허전하네요. 내년 시범경기가 시작되기 전까지 어떤 낙으로 있어야 할까요?

2025 KBO 프로야구 시즌은 올해보다 더욱 알차져 야구 보는 재미가 쏠쏠해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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