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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 윤채2(가제)]

43화 "에너지바우처 혜택의 소중함"

알립니다.

본 글은 저와 개인적으로 '51주 챌린지'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올린 이야기를 당사자의 동의 하에 공유합니다. 실제 발달장애 당사자가 자신의 관점으로
사회이슈와 일상을 여과없이 드러낸 이야기인 만큼 편견없이 봐주시길 권합니다.

겨울이 다가옵니다. 이맘때면 가장 먼저 난방비에 대한 걱정이 머릿속을 스치죠. 


난방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정부에서는 취약 계층을 대상으로 '에너지바우처' 사업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에너지바우처란, 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계층의 냉·난방비 일부를 보조해주는 제도인데요. 오늘 이 시간은 에너지바우처에 관한 생각을 다루고자 합니다.



쌀쌀한 요즘, 따뜻한 붕어빵이나 호떡이 생각나는 독자분들도 계시겠죠? 때로는 포근하고 아늑한 공간에서 쉬고 싶은 생각도 그렇고요. 저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환절기에 따뜻한 음료를 마시는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도 훈훈한 집 안의 온기를 느낀 채로 쉬면 몸이 한층 낫더라고요.


지난 10월 1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 허성무 의원(창원시 성산구)은 한국에너지공단에서 제출한 ‘에너지바우처 수혜 인원 현황’을 공개했습니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에너지바우처 수혜 인원은 2021년 123만 명에서 2023년에 202만 9천 명으로 증가했습니다. 지역별로는 경기도 373,583명, 서울특별시 328,430명, 부산광역시 185,255명 순으로 수혜자 또한 많았고요.

매년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하는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 현황자료’와 교차 분석한 결과,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중에서 에너지바우처를 받는 비율은 2021년에 52% / 2022년에는 76% / 2023년에는 79%로 해마다 조금씩 늘었습니다.




제가 ‘에너지바우처’ 사업을 신청한 이유 및 계기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신청 기준에 들어가서 했습니다. 에너지바우처는 현재 수입과 재산 그리고 부채 등 종합적으로 보거든요. 선정 심사도 무척 까다롭습니다. 지난 4월 중순부터 차상위계층에 들어갔고, 전 직장 퇴사 후 7개월 정도 소득이 별로 없었습니다. 가지고 있는 금융자산보다 부채가 더 많아 조건에 충족하더라고요. 


'소유하고 있는 차가 7년 정도 된 1,400cc급 차량인데, 선정될 수 있을까?'라고 걱정했었네요. 어떤 결과가 나올지 정말 궁금했습니다. 약 2개월 후 결과가 나왔는데요. 다행히 제 차는 2,000cc 미만의 차량이라 (부채 포함)해당 기준 안에 포함되어 혜택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둘째로, 실업기간이 6개월을 넘은 상황이라 경제적인 부담감이 있었다는 점입니다. 대학원 첫 학기 종강 후 약 1개월간 고용센터를 비롯한 장애인 근로자지원센터 등을 왔다갔다했거든요. 어떻게든 실업급여를 받기 위해 매달렸죠. 이미 공황장애 및 우울증 판정과 관련한 진료 기록이 있었고요. 이로 인한 건강상 사유로 퇴사한 게 인정되겠다는 나름의 계산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해고나 권고사직을 제외하면 실업급여를 받는 것은 상당히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차선책으로 사회보장급여와 더불어 에너지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에너지바우처를 신청했습니다.


마지막 셋째로, 집 근처 동주민센터를 방문했을 때의 일입니다. 사회복지전담공무원이 “에너지바우처와 사회보장급여를 신청해보면 어떨까요?”라고 이야기하더라고요. 마침 냉·난방비 절약을 위해서라도 좋겠다는 생각에 즉석에서 바로 신청했습니다.


지난 8월, 생각보다 많이 나온 전기 요금의 영향으로 에너지바우처의 소중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혼자 살 때 아무리 많이 나와도 한 달에 7만 원 안쪽으로 나왔었거든요. 그런데 지난 8월 요금청구서를 보고서는 깜짝 놀랐습니다. 집에만 있지 않았음에도 무려 9만 2천 원이라는 요금이 청구되었더라고요. 복지할인(2만 원)이 들어가지 않았다면, 약 11만 원 넘게 나온 겁니다.


10월부터는 에너지바우처 혜택을 받게 되어 냉난방비 부담이 줄어드는 점은 정말이지 다행입니다. 1인 가구여서 연간 31만 원 정도 지원을 받게 되었고요. 이번 겨울을 따뜻하게 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근래 들어 기후 위기에 따른 에너지복지의 필요성이 많아졌고, 수혜 인원의 비율도 비례하여 점차 늘어나고 있죠.


얼마 전에 본 뉴스에서 2025년 에너지바우처 예산이 올해보다 26.9% 감액된 5,013억 원으로 추진할 거라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이에 대해 서왕진 의원(비례대표)은 저소득층 및 기후 위기 취약 계층의 에너지복지를 후퇴시켰다고 비판했고요. 한편으로는 에너지바우처 사업이 정부의 수요 예측 실패로 인하여 주어진 예산을 다 쓰지 못했다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지난 10월 7일 박지혜 의원(의정부시 갑)은 산업통상자원부 국정감사에서 “2023년 에너지바우처 사업을 위해 편성된 예산 중 997억 원이 미사용되었다.”라고 언급하였거든요.


에너지바우처 사업이 잘 운영되기 위해서는 수혜 대상을 확대함은 물론, 정확한 수요 예측과 이에 따른 편성된 예산 등을 적절히 활용함이 중요합니다. 도시가스 보급률이 낮은 농어촌 지역 내 노인 및 장애인 등을 고려한 제도개선과 지속적인 홍보 또한 필요합니다. 이해하기 쉬운 에너지바우처 사용 안내서를 개발하는 것도 있겠고요. 에너지바우처 사용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 등을 모색하는 게 그것이죠.




연말연시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소외된 이웃들에게 따뜻함을 전하는 '에너지바우처' 사업,  많은 관심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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