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도 이번주면 끝이다.
올해도 딱 1달 남았네.
돌아보면 정말 치열하게 글 올리고 또 살았다 싶어
얻은거나 이득 본 건 크게 없었지만..뭐 그러려니 해.
내년은 좀 다르겠지? 그랬으면 좋겠다!
장애인 주간보호센터의 하루(Feat. 노인복지시설 종류)
학부생때 얘기만 살짝 들었다. 실제 주간보호센터에서 봉사든 그 어떤 것이든 해본 경험이 없었고. 그런 와중에 이동한 두번째 근무지는 나에게 상상 이상이었다. 어떤게? 힘들거나 적응 전부 다. 배치받고 처음 1~2개월은 전공자라는 생각을 버릴 정도였으니까.
루틴은 비슷했다. 출근하자마자 어르신들 모시러 송영서비스를 나간다. 운전은 담당 사회복지사가 직접하고 나는 조수석에 앉아 실시간 네비게이터가 된다. 차량의 종류는 대체로 "스타렉스"가 많고 일부 특장차가 존재하긴 하다. 이용인원이 열댓분이 넘어 송영 서비스만 1시간 넘게 걸리지. 교통체증이나 요즘같은 겨울 날씨에 차라도 퍼지면 난감하다. 그것뿐이겠는가? 당일 어르신 컨디션하며 자리까지 다 지정석이다. 긴장하지 않을 수 없어.
그렇게 어찌저찌 복지관으로 돌아오면 한분 한분 조심스레 내려드리는 것도 일이다. 대체로 어르신 연령대가 70이 넘으시기에 뼈마디가 무척 약하다. 난 분명 힘을 덜 줬음에도 아파하는 분들이 계실 정도니까. 나중엔 요령이 생겨 수월하게 어르신들을 휠체어에 앉혀 이동보조하였지만 한동안은 힘으로만 하려해서 많이 혼났었다. 나중에 장애인복지 현장의 실무자가 되었을 때 이러한 경험들이 큰 자산으로 남아있다.
그렇게 주간보호센터에 도착을 하면 바로 프로그램을 하지 않는다. 우리가 매번 출근하여 커피를 마시든 잠시 책상을 정리하든 근무시작 전 루틴이 있지 않은가? 어르신들도 마찬가지다. 커피나 전통차 상관없이 전원 차는 꼭 마신다. 때로는 댁에서 가져온 과일이나 먹거리 등을 나눠드시기도 하고. 그렇게 나름의 아침조회(?)가 끝나면 그때부터 본격적인 오전 프로그램이 시작된다.
그래봤자 1시간 내지 1시간 반이다. 거의 돌아가는 시스템은 변동이 없다. 간단한 체조나 만들기 혹은 게임 등의 여가활동이 전부야. 그럼에도 좋아하신다. 나도 덩달아 옆에서 함께 따라하거나 분위기 끌어올리지. 그렇게하다보면 어느새 점심시간. 주간보호센터는 다른 시설보다 일찍 식사를 진행한다. 11시 반쯤일거야. 나를 비롯한 사회복무요원들은 재빨리 식당으로 가서 카트에 국이며 밥이며 음식들을 챙겨오지. 기관마다 조금씩 다르다. 내가 복무하던 <정립회관>은 식당이 <정립전자>안에 위치해있어서 따로 나가서 받아와야했다.
어르신들은 다 같이 식사하지만 직원 및 사회복무요원들은 교대로 먹는다. 가장 큰 이유는 "식사보조"다. 저작능력(씹는) 또는 소근육이 약하여 반드시 옆에서 보조해야하는 어르신들이 계신다. 다들 지금도 오해하는 것이, 요양보호사나 간호사 혹은 활동지원사 등이 있으니 문제없지 않느냐는 거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틀렸다. 노인복지법 제31조에 근거하여 종류만 7개에 해당되는데 정리하면 다음과 같아.
1. 노인주거복지시설(노인공동생활가정 / 노인복지주택 등)
2. 노인의료복지시설(노인요양시설-입소자 10인이상- / 노인요양공동생활가정-입소자 9인이내- 등)
3. 노인여가복지시설(노인복지관, 경로당 등)
4. 재가노인복지시설(방문요양 및 목욕 / 주야간보호서비스 등)
5. 노인보호전문기관(중앙 및 지역 등)
6. 노인일자리지원기관(개발 및 취업알선 등)
7. 학대피해노인 전용쉼터(기본 의료비 및 치유프로그램 제공 등)
노인복지 종사자가 아닌 이상 깊이 있게 알진 못한다. 다 비슷해 보이거든. 그러나 엄연히 차이는 존재하고 영역 또한 구별되어 있다. 내가 복무했던 기관은 '장애인종합복지관'이고 부속시설 중 하나로 장애 어르신 대상 주간보호센터가 있는 것이다. 절차상 운영에 문제는 없다. 다만 장애 어르신이므로 각별히 돌봄 서비스를 맞춤형으로 제공해야한다는 점이 차이점이라면 차이점이다
어르신들이 식사를 다 마친 그때, 교대하고 남은 직원 및 사회복무요원들이 그저세야 식사한다. 점심시간도 쉴 틈이 없다. 어떤 돌발상황이 일어날 지 모르니까. "9 to 6"으로 표면적으로는 되어있으나 현실은 구분없이 돌아간다. 그렇게 1시가 되면 오후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중간에 간식타임 한번 가진 뒤 3시~4시쯤 되면 슬슬 귀가준비를 서두른다.
6시까지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게 맞지 않느냐라고 얘기할 수 있겠다. 여기에는 나름의 사정과 이유가 있는데, 복잡 다변하다. 어르신들도 나름의 루틴을 갖고 있고 사정들이 있다. 체력적인 문제도 있고 보호자측에서 원하기도 하며 어딜가나 비슷한 시간대에 마친다. 꼭 6시까지 진행하라는 의무는 없다. 단, 직원 및 사회복무요원들은 어르신들을 4시에 송영하고 나서 돌아오면 센터 청소에 업무에 여러가지 할 일이 많다. 가급적 사회복무요원들은 6시에 맞춰 끝내주는 편이나 직원들을 보면 자주 야근하는 듯 하다.
그런 생활을 한달, 아니 몇 달을 반복하다보니 조금씩 적응되어가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렇게 복무를 쭉 마쳐가나 싶었던 때, 이러한 일상에 큰 변화를 주는 일이 점심시간에 발생하였다. 의도치않게 예비 사회복지사로서의 역량을 시험하는 무대가 만들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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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 사회복지사로의 길, 누구보다 빠르게 남들과는 다르게(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