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이다.
살짝 두근거린다.
묘한 오르가즘을 느껴. 왜 인지는 모르겠어.
한 해를 마감하는 기분이 들어서일까? 아니면 특별한 이벤트때문일까?
그래봤자 하루 24시간은 변함없는데 그치?
특명, 중증장애 어르신들의 건강을 지켜라!
내가 근무하는 장애인주간보호센터에는 운동기구가 딱 두대 있었다. 일명 '코끼리'라고 불리는 자전거였다. 편마비 혹은 지체장애인의 재활 목적으로 만들어졌는데 우리가 헬스장에서 보는 사이클과 거의 흡사하다. 차이점이 있다면 안전을 위한 보조장치가 별도로 부착되어있다는 거다. 옆과 뒤에 각각 레버들이 있어 세밀한 조정이 가능하고 고정을 위한 탈부착형태의 받침대도 존재한다.
타보면 크게 힘을 들이지 않고도 금방 잘 넘어가 재밌다. 그렇기에 어르신들이 매우 좋아하고 자주 찾는 운동기구 중 하나다. 2024년인 지금은 복지관이나 센터 모두 운영방침이나 예산에 따라 헬스장처럼 별도의 실을 많이들 마련해놓았다. 설사 공간이 부족한들 기구들 또한 개량되고 보급화되어 한 두개이상은 설치되어 있고. 지금 이 에피소드를 풀어내는 시기는 2010년대, 그것도 초반임을 기억해달라. 이 당시에는 재활운동기구 하나 들여놓는데 기본 몇 백이상이다(지금도 그렇게 싼 편은 아니다).
센터에 있는 두 대도 마냥 온전하진 않았다. 두 대 모두 연식이 오래됐는데 특히 한 대는 삐걱거림이 심할 정도였다. 당장 바꾸지 않으면 기구를 사용하다 다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한 대는 그나마 상태가 나은 편이라 매번 어르신들이 기다리기 일쑤였다. 나름 합의한 것이, 시간을 정하여 돌아가며 사용하는 것.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아마 15분이었나 그랬을 거다. 한 사람이 독점으로 이용할 수 없도록 만든, 나름의 규칙인 셈이다.
나에게 예비 사회복지사로서 역량을 발휘하게 된 타이밍은 순간적으로 찾아왔다. 당시 트위터(현재의 X)와 페이스북이 국내에 태동하던 때, SNS를 이제 막 즐겨 사용하던 나였다. 학부생때부터 쌓아온 나의 필력과 감성사진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는 걸 센터장님이 우연히 알게 된 것이다.
애초에 장애인복지관으로 사회복무지를 선택한 이유도, 2년이라는 시간이 너무 아까워서였다. 복학 후 3학년때 하는 실습을 미리 한다는 생각으로 2년 간 실천현장에서 어깨너머로 사회복지사로서의 역량을 키울 요량이었다. 그외 평일 퇴근시간이나 주말 등은 토익공부나 공모전 준비, 대외활동 등 내 미래를 위하여 준비하려 했었고. 그런데 이게 왠걸? 생각지도 못한 기회가 나에게 온 것이다.
때마침 센터 내 운동기구들이 노후화되어 바꿔야하는 상황인데 온라인 모금을 통하여 펀딩 한번 기획해보지 않겠냐며 제안한 것이다. 지금은 "카카오 같이가치"로 바뀌었는데, 그 당시에는 "다음 희망해"라는 이름으로 이제 막 온라인 모금이 성횡하던 때였다. 그간 온라인 모금에 동참은 해봤으나 직접 글을 올려 모금을 진행해본 경험은 없었기에 처음은 막막했었다.
하지만 매번 운동기구가 부족하여 가만히 앉아 계시거나 불편함을 호소하는 어르신들을 더는 두고 볼 수 없었다. 또 이를 만약 제대로 해낸다면 분명 사회복지사로서 역량을 단숨에 끌어 올릴 수 있겠다는 기대감은 긍정적인 마음과 즐거움을 내게 불어넣어주었다. 목표금액은 잘 기억 안나지만 최소 1대는 바꾸겠다는 일념 아래 후원요청 글 작성부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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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 사회복지사로의 길, 누구보다 빠르게 남들과는 다르게(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