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ohnny Kim May 15. 2018

#_18 이런 날도 있구나

노력? 타이밍? 운? 아니 어쩌면, 마법이란 게 진짜 있는지도

브런치 작가와의 만남 with 아도르, @까렌다쉬 라운지

어느 순간, 대세의 방향이 바뀌는 걸 경험하곤 한다. 올라가는 방향일 때도, 떨어지는 방향일 때도 있다. 물론 방향을 잡고 나아가는 건 나지만, 기본적인 흐름이라는 것이 있는 것 같다. 큰 세력, 큰 흐름. 우리는 그걸 대세라고 부른다. 대세는 거스를 수 없다고들 한다. 그치만, 나는 어떤 상황에서도 나를 내 방향대로 끌고 갈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 흐름에 끌려가기보다 흐름을 만들어내는 사람이라고 믿었다. 틀렸다. 크게 틀렸다.


흘러가는 대로 흘러가면서, 힘을 아끼고 방향만 살짝 바꾸는 데에만 집중해야 할 때가 있다. 가라앉지 않은 것 하나만으로 감사해야 하는 날들이 있다. 그랬다. 손대는 것마다 부서지고 날아가버리는 반년이었다. 일도 사람도 사랑도. 내게 중요했던 모든 것들이 하나씩 부서져 갔다. 내가 잘못한 건 없었다. 그저, 흘러가는 방향이 그렇게 바뀌었을 뿐이었다. 그렇지만 난, 내 잘못이라 믿었다. 그 와중에도 더 잘할 수 있었을 거라고, 분명 내가 알지도 못하고 저지른 큰 실수가 있었을 거라고.


단순한 우연인지, 인과관계가 있는지는 모르겠다. 그치만, 대세가 좋은 쪽으로 바뀌는 순간엔 항상 어떤 사람이 내 삶에 들어왔던 것 같다. 그 전후로, 흐름의 방향이 바뀌거나, 급물살을 타게 되었다. 지난 3월의 제주도 출장은 흐름을 바꾸는 쪽이었고, 이틀 전은 급물살을 타게 되는 쪽이었다. 어쩌면, 작년의 겨울이 그리도 추워서였을까? 그저 묵묵히 버텨냈기에 마침내 자연스레 좋은 날이 오게 된 걸까? 그런 순간에 그들은 그저 우연히 그 자리에 있었던 것이었을까, 아니면 내 주위로 흐르는 그 무언가를 바꿔놓은 것이었을까? 그저 신기하고, 얼떨떨하기만 하다. 참 따뜻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어제와 오늘. 48시간이 안 되는 시간 동안 12만 5천 명이 내 글을 읽었다.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한 건 3년 전, 스무 살 때였던 걸로 기억한다. 그간 40만 명이 내 글을 읽었고, 그중 1/3이 어제와 오늘 늘어난 숫자다. 며칠 전에 공개한 재래시장에 관한 글은, 컬링의 흥행을 분석한 글이 기록했던 성적을 넘어섰다. 그간 넘지 못했던 장벽, 조회수 10만 건을 넘어서면서 말이다. 누군가에겐 쉬운 길이었을지 모르지만. 누군가에겐, 어떤 글을 올리든 쉽게 도달할 수 있는 숫자일지 모르지만. 내겐 3년 반이 걸렸다. 다 얘기할 순 없지만, 이것 말고도 좋은 일이 몇 개씩, 넝쿨 째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


그래. 노력인지, 타이밍인지, 운인지, 아니면 정말 마법인지. 아무 기대도 않고 써 내려간 글이, 컬링 특수를 노리고 기획한 글보다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어쩌면 그게 흐름인가 보다. 올해는, 손대는 것마다 잘 될 건가보다. 드디어, 내게도 그런 날들이 왔나 보다. 


로또를 사야 할까나..

아니 그냥, 맥주 한 캔이면 될 것 같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