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ohnny Kim Jan 08. 2018

유연하게, 유려하게

놓아야만, 잡을 수 있다. 삶이 가르쳐 준 아이러니 이야기.

작년 한 해를 보내면서 딱 한 가지 확실하게 배운 게 있다면, 그것은 힘을 빼는 것이다. Let Go. 꽉 움켜쥔 손에서 힘을 푸는 것을. 쥐고있었던 모든 것들을 놓아주어야 할 일이 많았다. 지독하리만치. 버티거나 거스를 수 있는 정도의 힘이 아니었다. 꽉 쥐고 있으면 더 깊게 빠질 뿐이었다.



거스를 수 없을 땐, 흘러가게 두렴


급류에 휩쓸렸을 때, 힘을 빼고 물에 떠 있는 것에만 집중하면 거센 물살이 알아서 강둑에 데려다놓는다고 한다. 거스를 수 없을 땐, 흘러가게 두어야 하나보다. 그러나 내겐, 그저 자연스레 흘러가게 두는 것만큼 두려운 일도 없었다. 더 나아보이는 방향으로 헤엄쳐야만 할 것 같았다. 가만히 있으면 죽는 줄 알았다.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굳게 믿었다. 결단이었다. 그러나 참 신기했다. 걱정했던 추락은 없었다. 




잘 지나갔구나, 다시 시작이구나


새 해가 시작되던 순간에, 난 터지는 불꽃 앞에 서 있었다. 참 신기한, 왠지모를 직감. 틀리지 않을 것이란 확신. 참으로 힘들었던 모든 기억들이 저 불꽃과 같이 터지고 있단 걸. 변화를 직감했다. 연극의 장막이 넘어가듯, 영화의 장면이 넘어가듯, 내 주변을 흐르는 공기의 흐름이, 거스를 수 없는 큰 물결이 변화하고 있단 걸. 아, 잘 지나갔구나 하는 안도감과, 아, 바뀌는구나 하는 기대감.


실마리가 보인다. 기분이 적당하다. 너무 뜨겁지도 않게, 너무 차갑지도 않게. 편안하게 살짝 미소지을 수 있는, 딱 그 정도. 


2018, 산뜻하게, 출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