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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인지천 Apr 18. 2024

문예창작 vs 부동산

- 인생을 보는 시각

트렌드를 반영한 다양한 학과들


2024년에 만학도로 지원자격으로 디지털문예창작과 (문창과)에 입학을 했습니다. 

문창과에 입학하게 된 배경에는 아래와 같이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장학금

접근의 용이성

새로운 전문성 확보


그리고 무엇보다도, 앞으로 글을 쓰고 책을 내는 일을 업으로 하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세상을 바라보는 눈


세상에 대한 관심과 연결된 학과 선택


아마 30대, 40대 직장인의 신분이었다면 MBA를 최우선 선택지로 두었을 겁니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잦은 출장으로 마음만 있을 뿐 행동으로 옮기지를 못했습니다. 그렇게 50대를 맞이하고 퇴직을 하게 되었습니다. 많은 퇴직자들이 그러하듯이, 회사와 나를 하나로 생각했던 지난 삶을 돌아보고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이었는지 고민하는 시간들이었습니다.


이에 도달한 결론은 책을 집필하는 것이었습니다


공대 출신으로 25년을 프로젝트 현장과 함께 했는데, 어느 날 갑자기 문학도가 되는 것이 쉬운 결정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본능의 소리에 귀 기울인 결과를 받아 들였습니다. 물론 그동안의 커리어를 기반으로 재취업을 하는 등 다른 선택지들도 있었지만 모든 것을 가질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우선순위를 어디에 둘지 결정해야 했습니다.


사람들의 이야기, 세상이 돌아가는 그 이면의 이야기를 엮어서 글을 쓰고 싶었습니다. 아직까지는 남들에게 내놓을 만한 소설이나 시를 완성할 자신은 없지만, 적어도 습작을 하면서 도전은 해 보려고 합니다. 


한 번도 50대가 되면 이렇게 살아갈 것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만약에 경제적 관점에서만 세상을 바라보았다면, 있을 수 없는 결정이었습니다. 어찌 보면 현실 감각이 없는 결정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학교에 입학 후에 행복감을 느끼고 마음 부자가 된 감정은 지울 수가 없습니다.


제2의 인생은 원하는 분야에서, 마음껏 인생에 낙서하고 저질러 보려고 합니다.




만학도가 선택할 수 있는 길


나이 들수록 지적 활동은 이어져야 한다


지원한 학교에 만학도를 위한 다른 학과들도 있었습니다. 트렌드를 반영한 미디어영상과, 사회복지학과 등이 있었습니다.  그중에서도 부동산비즈니스과가 눈에 띄었습니다. 재테크와 부의 축적을 우선순위에 두었다면, 문창과가 아니라 부동산을 먼저 고민했어야 할 겁니다.


하지만, 경제적 부가가치와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이는 문창과를 선택했습니다. 문창과에 입학해 보니, 40대는 보기 드뭅니다. 대부분이 50대에서 60대의 학생입니다. 종이책에 대한 향수가 있고, 글을 쓰는 맛을 아는 사람들이 모인 공간입니다. 때론 멋들어진 문장을 뽑아내기 위해서,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는 이들입니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스스로를 구속하고 문학 작품으로 빠져 들어갑니다.


이미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사회 시스템에서 수십 년을 맞춰서 살아왔지만, 기꺼이 창작의 고통에 스스로를 빠뜨리는 사람들입니다. 그 안에서 허우적거리면서 행복을 느낍니다. 인간의 생각과 감정이 어떻게 언어화되는 지를 몸소 보여주려 합니다.


미디어영상과에서 드론을 배우거나, 부동산과에서 건물을 평가하는 경우와는 다른 지적 활동을 하면서 나이 들어갈 겁니다. 그리고, 이것이 어쩌면 존재의 이유가 될지도 모릅니다. 




어른이 어른다운 사회


초고령화 사회 속 재정의되어야 할 어른의 정의


만학도로 학교를 다니는 장점 중 하나는, 다양한 배경을 가진 이들과 어울릴 수 있다는 겁니다. 많게는 20살이 넘는 나이 차이를 뛰어 넘어서, 단지 학과 동기생이라는 이유로 함께 어울립니다. 


내가 아는 것에 세상을 맞추려 하는 이들도 있고, 부족한 자신을 채찍질하며 새로운 것을 흡수하려는 이들도 있습니다. 함께 모인 강의실은, 어느새 사회의 축소판입니다.


수업을 들을수록, 내가 모르는 사이에 세상이 많이 변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비단 AI와 드론뿐만 아니라, 세상을 지배하는 가치관과 기준도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을 체감합니다.


이를 통해서 폭넓은 사고의 확장이 이루어집니다. 어느 순간 나이는 잊어버리고, 지금 이 순간에 집중을 합니다. 노인이 되었다고 한 쪽으로 물러나 있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이 시대의 어른으로 자리 잡아가는 시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만학도를 위한 문창과는 그런 힘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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