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1인 커피숍의 젊은 사장님
책을 출간하고 SNS에서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저녁 늦게 동네 한 바퀴 산책을 하는 습관이 생겼다.
하루 중 유일하게 시간이 천천히 흘러간다.
또한, 동네 주변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쉽게 눈에 들어온다.
어떤 가게는 편의점에서 브랜드 인지도가 있는 저가 커피숍으로 바뀌어 있다.
또 다른 가게는 어제까지 떡볶이와 핫도그를 팔다가, 치킨 체인점으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부동산 사무실이었던 공간에, 조그마한 카페가 하나 생겼다.
이제 30대가 된 젊은 남자 사장님이 운영하는 가게이다.
가게는 배달 전문 매장으로 운영하기에 따로 홀을 갖추고 있지 않다.
새벽 2시까지 영업을 하고, 일주일에 하루는 휴무이다.
어떻게 커피숍을 열 생각을 했냐고 물어보니,
더 나이 들기 전에 나만의 가게를 해 보고 싶다는 꿈이 있었다고 한다.
커피 관련 회사에 다니다 보니, 자연스럽게 커피숍을 생각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예전부터 커피숍을 차리려고 했던 건 아니었다고 한다.
회사에 다닐 때는, 주변에서 커피숍 차린다고 하면 극구 말렸다고 한다.
유명 브랜드의 체인점과 경쟁할 수 없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고 나서 커피숍을 하는 사람은 지인이 아니라 본인이 되었다고 한다.
커피숍을 하기 위해서, 부산에서 서울까지 올라가서 제과/제빵 교육도 받았다고 한다.
그렇게 회사에서 밀려나기 전에, 먼저 나오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질문을 이어갔다.
그래도 본인이 열심히 한다면, 정년까지 회사를 다닐 수 있지 않냐고?
그렇지 않다고 한다. 선배들을 봤을 때, 50이 되면 나가야 된다고 한다.
붙임성도 좋고,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니 괜히 내가 흐뭇했다.
젊은 사장님에게 내가 한 수 배워가는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