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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서엄마 Sep 04. 2021

초등이 된 연년생, 아이가 크면 손이 좀 덜 가나요

연년생, 같이 키워요


눈 깜짝할 사이, 우리집 연년생 남매는 초딩이 됐다. 9살, 10살. 초등 2학년, 3학년이다. 


아이들이 커갈수록 손이 덜 가는건 사실이지만 컸기 때문에 신경써야 하는 것들이 또 생기더라. 


초등학생 하교시 대다수는 보호자가 데리러 오지만 저학년부터 혼자 하교하는 야무진 친구들도 있다. 


우리 아이도 혼자 하교할 수 있다고 엄마 안와도 된다기에 지난학기 한동안 학교로 가지 않고 집에서 아이를 기다린 적이 있었다. 


처음엔 혼자서도 잘 와서 이제 다 컸구나 했는데... 자신감이 붙었는지 점점 다른데(문구점이나 다이소 같은 곳) 들렀다 늦게 오는 경우도 생기고, 친구랑 놀다가 늦어지는 경우가 생겼다. 


아이는 늦는데 연락도 안되고 하면 혹시나 하는 생각에 겁이 나는 이 마음 ㅠ 실제로 세상이 험하고 무서워 방심할 수 없기도 하고.


단순하게 길을 안다고 혼자 다닐 수 있는게 아니더라. 아직은 혼자 보내기엔 시기상조임을 느끼며 다시 열심히 픽업하고 있다. 


ⓒpixabay

자주 가는 사이트에서 육아휴직 3년을 할 수 있다면 태어나자 마자 1~3세때 쓰는게 좋은지 아님 아껴뒀다 초등 1~3학년에 쓰는게 좋은지 의견이 오간 적이 있다. 나도 아이들이 어렸을적엔 생후 3년이 더 크게 다가왔다. 


육아 스테디셀러 중에는 영국에서 30년간 심리상담사로 일한 스티브 비덜프가 쓴 '3살까지는 엄마가 키워라' 라는 책도 있다. 전 세계에 400만부 이상 팔린 책이고 육아를 책으로 배운 나도 애들 애기때 읽었던 기억이 있다. 내용은 오래돼서 기억이 안나지만 대략 생후 3년까지 애착형성이 제일 중요하고 그러면 그 이후는 알아서 잘 큰다는 내용이었던것 같다. 


그런데 애들이 초등학생이 된 지금은 생각이 좀 바뀌었다. 아기때는 꼭 엄마가 아니어도 믿을만한 주양육자를 통해 기본 욕구과 정서적인 부분을 상당부분 충족시킬 수 있다. 


아이가 커갈수록 물리적인 손은 덜 가지만 어릴땐 더 보편적이었던 가치관이 좀더 세분화되는 점도 있고 교육적, 학습적인 비중이 늘어남에 따라 부모가 주도권을 가져야 하는 역할이 더 커지게 된다. 


혹자는 초등이면 다 컸는데 엄마가 일해도 방과후 픽업해주는 학원 몇개 보내면 해결되는게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앞에서도 예를 들었듯 물리적으로 할 수 있는 것과, 제대로 흡수해 내는 것은 다르다. 


정식으로 첫 사회생활이 시작되는 시점인데 아직 구성원들간에 약속된 여러 규율을 지켜가면서 그 과정에서 오는 수많은 돌발상황에 대처하기에는 어린 아이들. 물리적 생존과는 다른 사회적, 정서적 생존을 배워나가는 과정이다. 


보통의 초등 저학년은 학습도 숙제도 학원공부도 옆에서 지켜보는 사람 없이 혼자서 제대로 해내기 어렵다. 혼자 학교갔다 학원갔다 길을 찾아가는 일은 어렵지 않게 할 수 있겠지만. 


커가면 커가는대로 새로운 벽에 부딛치고 중고등학교에 가면 그 벽이 더욱 굳세고 단단해진다 하니 아직 초딩 엄마 각오해야지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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